남는 발전량에 모자란 이용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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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부산화력의 제3,4호기가 4일 가동함으로써 69년 전원개발계획은 반년만에 완성되는 호조를 보이고있다.
한전이 발표한 바에 따르면 이제 발전설비용량은 I백63만kw에 이르고 있으며 최대출력은 1백29만kw에 이른다한다. 그리고 한전이 추정한 최대수요는 1백5만kw로서 예비전력이 24만kw나 되고 있다하며, 때문에 전력소비를 권장할 단계에 온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는 듯하다.
정부는 『산업개발의 원동력이며 문화수준의 척도』가 되는 전원개발을 더욱 가속시켜 71년에는 4백17만kw의 시설용량을 확보시킬 계획이며 그 일환으로 50만kw 용량의 원자력발전소 건설을 연내로 착공할 계획을 비치고 있는 것이다.
해마다 30%이상의 전력수요가 신장되고 있는 실정에서 전력개발을 잠시라도 늦추어서는 아니될 것이나 성장속도가 빠르면 빠를수록 그 수급계획작성은 보다 치밀해야할 것임을 당국은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그 동안의 실정으로 본다면 전력수급계획은 갈팡질팡했었고 때문에 제한송전과 전력소비권장이란 희비극이 반복되었던 것이다.
이러한 계획상의 차질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 전력수급계획은 보다 과학화되어야 할 것 이며 이런 뜻에서 몇가지 고언을 제시하지 않을 수 없다.
첫째, 한전은 거24만kw의 잉여전력이 있는 것으로 추계하고 있으나 경제과학심의회의는69년에 잉여전력이 있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부족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러한 수요예측의 상위는 아직도 전력수급예측이 제대로 돼있지 않다는 것을 뜻하는 것으로 많은 차질요인을 내포하고 있다는 반증이라 할 것이다.
둘째, 그 동안의 전력계획은 발전 위주로만 치중하여 송배전투자를 매우 등한시해왔던 사실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잉여전력이 있다는 한전이 어찌하여 서울시내에서도 며칠이 멀다고 정전을 떡먹듯하는 것이며, 또 도심지에서 형광등이 켜지지 않을 정도의 불량한 전력공급이 장기화하고 있는 사태에도 관심이 없는가 반문하지 않을수 없다. 발전을 하는 이유는 산업과 가정이 모두 불편없이 양질의 전력을 사용하는데 있는 것이라면, 제대로 이용할 수 없는 전력을 비싼 가격으로 계속 발전, 공급하고 있다는 것은 한마디로 낭비라 아니할 수 없다. 송배전 설비 투자를 강화시켜 이용자에게 불편을 주지 않기 위해 송배전 손실율을 낮추는 노력이 발전에 대한 주력보다 결코 경한 일이 될 수 없는 것이 아니겠는가.
셋째 ,전력개발은 그야말로 장기 사업이며 생산 원가에서 차지하는 전력비의 비중이 큰 것이므로 즉흥적인 것이어서는 아니된다. 때문에 전원개발계획은 장기간의 조사연구를 필요로 하는 것이라고 하겠는데 건설비용을 고려하지 않고 건설을 서두르는 악습은 시급히 시정되어야 할것이다. 「J· 토빈」 의 연구에 따른다면, 전원개발계획은 최소한 15년이상의 장래를 전제로 해서 기술적인 검토를 하는 것이 정상이라 하는데 우리는 너무도 조급한 건설로 발전원가를 계속 높이고 있는 실례를 너무나 많이 경험하고 있는 것이다.
요컨대 전원개발의 중요성이 높으면 높을수록 그 계획은 보다 장기적인 안목에서 세워져야 한다는 것이며, 아울러 축적할 수 없는 발전단위주의 전력정책에서 이용자 위주의 전력정책으로 차원을 높여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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