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그룹의 앞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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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조양호 대한항공 회장이 한진그룹 회장직에 취임함에 따라 고(故) 조중훈 회장 사후 한진그룹의 후계 구도가 명확해지게 됐다. 그룹 관계자는 "조회장은 그룹을 대표하는 리더로서의 역할을 맡게 되고 나머지 세 형제는 소그룹을 맡아 전문성을 살리면서 책임경영을 해 나가게 된다"고 말했다.

조회장이 그룹 회장을 맡지만 그룹 계열사들은 ▶항공▶중공업▶해운▶금융 소그룹으로 나뉘어 독자경영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조회장이 관할하는 항공계열그룹은 대한항공.한진.한국공항 등 14개사이며, 차남인 조남호 한진중공업 부회장이 이끌 중공업 계열은 한진중공업.한일레저.한국종기 등 3개사다.

또 3남인 조수호 한진해운 부회장은 한진해운.거양해운.사이버로지텍 등 해운계열 3개사, 조정호 메리츠 증권 부회장은 동양화재, 한불종금 등 금융계열 2개사를 이끌게 된다.

한진그룹 측은 지분정리는 이미 많이 진행돼 계열분리 요건을 갖추는 데는 큰 무리가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대한선주(현 한진해운).조선공사(현 한진중공업) 등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지급보증을 해소하는 일이 남아 있어 본격적인 계열분리에는 다소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말 대한항공.한진중공업.㈜한진 등의 계열사 간 거래를 실행하는 등 한진그룹의 지분정리는 이미 상당부분 진행됐다.

한진그룹은 조양호 회장 체제 출범을 계기로 오는 2010년까지 항공여객운송 세계 10위, 항공화물운송 세계 1위, 해상운송 세계 3위, 국내 육운 1위를 각각 달성해 명실상부한 세계적 종합 물류 기업으로 성장한다는 경영비전을 제시하고 있다.

조회장은 지난달 초 대한항공 임원 세미나에서 "한국보다 임금이 높고 노동유연성은 낮지만 자동화.권한분산으로 비용을 낮춘 독일을 벤치마크해야 한다"며 "과감한 권한 위임을 통한 책임경영과 보유한 자원과 인력을 최대한 활용해 효율성을 높이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향후 경영방침을 밝힌 바 있다.

김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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