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해변도시로 탈바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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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의 센 강변에서 한 여성이 일광욕을 즐기고 있다.
시내 교통혼잡을 줄여보자는 시도의 일환으로 파리 시민들이 챙모자와 간이 의자를 챙겨들고 해변이 된 센 강으로 몰려들었다.

파리 시 당국은 여름 한 달간 이곳을 찾을 관광객과 현지 주민을 위해 1백50만 유로화(미화 1백51만 달러)를 들여 센 강변에 인조 잔디와 임시 백사장을 설치했다.

일요일(현지시간), 루브르 박물관 인근의 센 강 북쪽 기슭에서는 일광욕을 하고 있는 아슬아슬한 옷차림의 피서객들과 모래성을 쌓고 있는 아이들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밤이 되면 이 곳에서는 재즈 공연이 벌어지고 노천카페들이 문을 연다.

이 '파리의 해변' 사업을 계획한 시 당국은 태양을 즐기고자 하는 관광객들과 파리 시민들을 위해 센 강 주변 도로의 차량 진입을 통제하고 있다.

시청 앞과 퐁네프 다리 근처에는 간이 의자에서 일광욕을 즐기려는 사람들을 위해 인조잔디와 180 평방미터에 이르는 백사장이 설치됐다.

이 두 곳의 해변에서는 비치발리볼 등의 경기와 연예인들이 참여하는 각종 행사가 벌어지고 있다.

로이터 통신은 반쯤 벗은 한 열성적인 일광욕객이 프랑스 LCI 텔레비전과의 인터뷰에서 "아주 훌륭하다고 생각한다. 파리가 전보다 훨씬 더 친근한 도시가 됐다"고 말한 내용을 보도했다.

한 가지 빠진 것이 있다면 바다다. 이 점 때문에 센 강 기슭의 일광욕객들이 몸을 식힐 방법이 없다.

이번 사업을 계획한 장 크리스토프 쇼블레 역시 일간지 리베라숑과의 인터뷰를 통해 이는 사실상 해변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그는 "이건 진짜 해변이 아니다. 강둑 3km 가량을 백사장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화물 트럭 1천대 이상의 모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이번 사업에 대해 탐탁치 않은 시선을 보내기도 한다. 웨이터 일을 하고 있는 올해 23세의 윌리암 리 로이는 파리지안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솔직히 파리는 해변도시가 아니다. 부자연스러울 뿐 아니라 도시 이미지에도 맞지 않는다"고 밝혔다.

실제 일광욕객들이 몰려드는 해변은 센 강변에서 약간 뒤로 떨어져 있으며 주변도로는 보행자 및 자전거나 롤러 블레이드를 탄 사람들만이 통행 가능하다. 이곳은 오전 9시 30분에서 오후 11시까지 개방된다.

PARIS, France (CNN) / 오병주 (JOI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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