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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유럽 제조업 경기 회복세 뚜렷 … 중국은 먹구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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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미국과 유럽의 제조업 경기가 회복 흐름을 뚜렷이 보여주고 있다. 반면에 중국을 비롯한 대부분의 아시아 지역 경기는 계속 가라앉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세계 경제의 회복을 중국 등 신흥국들이 이끌 것이라던 기대가 무색해진 모습이다. 아시아 지역에선 일본이 아베노믹스 덕분에 호조를 보였다. 유럽에선 독일이 상대적으로 부진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가 2일 주요 27개국의 6월 구매관리지수(PMI)를 집계해 분석한 결과다. 이에 따르면 22개국이 상승했지만 5개국은 하락했다. 전반적으로 세계의 제조업 경기가 회복 흐름을 타고 있음을 읽어볼 수 있다고 FT는 진단했다.

 양적완화 축소 논란의 한가운데 있는 미국은 6월 공급관리자협회(ISM) 제조업 지수가 50.9를 기록했다. 이는 전달(49)은 물론 시장의 예상치(50.6)를 모두 상회한 것이다. 제조업 경기를 보여주는 ISM과 PMI 지수는 50을 기준으로 이보다 높으면 경기 확장, 낮으면 경기 위축을 의미한다.

 유로 지역도 미약하나마 제조업의 회복세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로존(유로화를 쓰는 17개국)의 6월 PMI 확정치는 48.8로 전달(48.3)을 웃돌면서 16개월 새 최고치를 기록했다. 유로존의 PMI는 여전히 기준점 50 아래에 놓여 있지만 연 3개월 상승 추세를 보여 조만간 확장 국면에 들어설 것이란 기대를 낳았다.

 유로존에서는 독일만 유일하게 지수가 떨어졌다. 5월 49.4이던 것이 6월엔 48.6으로 낮아졌다. 독일은 그동안 상대적으로 경기가 좋았던 데 따른 조정 흐름으로 분석됐다.

 FT는 유럽중앙은행(ECB)의 전망을 인용해 유로존의 국내총생산(GDP)이 올해도 -0.6% 성장에 그친 뒤 내년엔 1.1% 성장으로 돌아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로존 밖의 영국은 6월 PMI가 52.5로 예상을 웃돌면서 2년여 새 최고치를 기록했다.

 반면에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들의 제조업 경기는 계속 쪼그라드는 양상을 보였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1일 6월 PMI가 50.1로 전달보다 0.7포인트 하락했다고 밝혔다. 이는 최근 5개월 새 가장 낮은 수준이다. 중국의 중소기업 경기 상황도 반영하는 HSBC PMI는 48.2로 전달보다 1포인트나 하락했다.

 아시아권에선 일본의 지표 개선이 주목을 끌었다. 일본의 기업 단기경제관측조사(단칸)의 업무현황판단 지수(DI)는 지난 2분기 중 +4로 1분기의 -8에서 크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지표가 플러스를 기록한 것은 2011년 3분기 이후 처음이다. 인도와 호주의 제조업 지수도 소폭 상승했다.

 HSBC의 아시아 경제 분석책임자인 프레데릭 뉴먼은 2일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미국과 유럽의 지표 개선 온기가 아직 아시아 지역으로 번지지 못하고 있다”며 “중국의 성장 동력 약화가 중요한 변수”라고 분석했다. 그는 “폭풍 전야와 같은 고요함도 감지된다”며 “아시아 경제가 3분기로 접어들면서 더 큰 위험에 직면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채승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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