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헐크 반장'신용관 강력계 형사 은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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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1991년 부산 폭력조직 칠성파 두목 이강환을 검거하는 등 강력 사건의 산증인으로 불린 신용관(59·사진) 경정이 지난달 27일 경찰 생활을 마감했다. 81년 충북지방경찰청 옥천경찰서에서 경찰생활을 시작한 지 32년 4개월 만이다. 강직하고 터프한 인상에다, 강력·폭력 사건을 주로 다루면서 ‘헐크’란 별명을 얻은 그는 2000년엔 ‘살인범 검거왕’에 선정되기도 했다.

 경찰청 특수수사대에 근무하던 91년 ‘조직폭력과의 전쟁’ 당시 20일간의 잠복 끝에 부산 칠성파 두목 이강환을 붙잡은 일화가 가장 유명하다. 98년 서울청량리경찰서(현 동대문경찰서) 강력1반장으로 부임한 뒤 관내에 활개치던 청량리파 조직원 39명을 전원 잡아들이기도 했다. 또 청량리 관내 8명의 기업형 소매치기 조직도 검거했다. 그가 청량리경찰서에 근무한 6년 동안 그와 함께 일한 10명의 후배 경찰들이 줄줄이 특진됐다.

 2011년 서울성북경찰서에서 함께 근무한 서울중랑경찰서 박동주 형사과장은 “여약사 납치 살인 사건 등 굵직굵직한 사건을 함께 해결하면서 범죄를 집요하게 파헤치는 프로근성을 느낄 수 있었다”고 회고했다. 신 경정의 형사 생활은 건강상의 문제로 예정보다 1년 일찍 마무리됐다. 수년 전 범인을 잡다 다친 다리에 문제가 생겼다.

신 경정은 그동안 치안과 국민의 안전을 위해 힘쓴 공로를 인정받아 경감에서 경정으로 1계급 특진했다. 오는 12월에는 녹조근정훈장을 받을 예정이다. “아직 할 일이 많습니다. 하지만 후배들이 더 잘해줄 것으로 믿습니다.” 그의 짤막한 퇴임 소감이다.

정종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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