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산업정책적 수출정책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24일 IFC (국제금융공사)의 「로젠」 부총재는 전경련·한국경제개발협회의 공동주최 강연회에서 한국경제를 평가하고 특히 국제수지 문제를 강조했다.
한국경제가 높은 성장율을 시현했으나 수입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아 국제수지 적자폭이확대되고 있음을 「로젠」 은 지적했다.
「로젠」은 이를 시정하기 위해서 수출촉진·수입억제가 필요하며 특히 국제경쟁력을 강화하고 「인플레」를 억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또 원리금 상환 압력이 가중되는상업차관보다는 직접 투자 유치에 힘써야 하겠음을 지적하고 있다. 이런 「로젠」의 지적비교적 정곡을 찌른 평가라고 하겠으나 수출촉진 수입억제가 경제저조 및 정책기조와 부합하는 것인지는 더 논의해야할 대목이라 할 것이다.
한편 무역진흥공사는 68년의 수출실적 평가분석에서 69년의 수출전망이 나쁘다고 지적하고있어 주목을 끌고있다.
무공의 분석에 따르면 ①수출목표 7억 「달러」 의 약 50%를 차지하는 대미수출 전망이미국의 수입제한으로 매우 흐리며 ②환율은 거의 보합상태인데 공공요금·임금 그리고 부대비용이 상계하여 수출채산성이 악화되고 있고 ③그동안의 투자정책이 잘못되어 수입대체및 수출산업의 규모가 영세화하였고 ④수출산업은 보세가공적이어서 수입유발 효과가 커가는 모순이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
무공은 이를 시정키 위해 환율의 현실화와 상이적 수출정책에서 산업적 수출정책으로의전환을 권고하고 있는 것이다.
이와같은 「로젠」 및 무공의 지적을 기다릴것도 없이 오늘의 국제수지문제는 현명한 대책을 서둘러야할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
우리의 국제수지문제는 보다 구체적이고 진지한 논의를 거쳐야 할 성질의 것으로 보다 종합적인 각도에서 다뤄야할 것으로 생각된다.
첫째, 고도성장 고율투자정책이 수입증대 수출 둔화와 어떤 관련을 갖는지 이 기회에보다근본으로 논의해야 할 줄로 안다. 이문제를 도외시하고 국제수지 문제를 다룬다는 것은 이를테면 나무를 보고 숲을 보지 못하는 우를 범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둘째, 대미일수출에 집중되고 있는 수출시장의 편의현상이 장내의 시장 불안과 직결되지않을 것인지 신중히 평가되어야 할것이다.
셋째, 차관도입은 소비촉진 효과를 수반하는데, 이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도 본격적으로다뤄야 할 것이다. 차관기업을 살리기위해서 그 제품구매를 확대시켜야 하고 그 때문에 소비를 촉진시켜야 한다. 이런 기본적 「메커니즘」을 전제로하는 한 소비억제·저축증대는공허해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네째, 오늘날 우리 산업구조는 근본적으로 수입원자재에 의존하는 방식으로 개발되고 있는데, 이런 산업정책을 언제까지 끌고 갈 것이며 그 모순을 어떻게 해소시킬 것인지 보다장기적인 안목에서 재검토해야 할 젓이다. 우리의 수입증가율이 수출증가율보다 더 빠른 이유가 대부분 산업정책의 모순에 기인되기 때문이다. 이런 몇가지점으로 볼때 오늘의 국제수지문제는 종합정책이란 각도에서 평가되고 극복되어야 한다고 강조하지 않을수 없는 것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