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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통령 방중] 국빈 만찬주는 마오타이 대신 '서태후 와인' 장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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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지난달 27일 국빈 만찬 테이블에 오른 중국산 와인 ‘장위(張裕)’와 같은 종류의 제품.

방중 기간 중 중국이 내놓은 박근혜 대통령의 식단이 화제가 되고 있다. 청와대 수행팀 주변의 얘기를 종합하면 시진핑(習近平) 주석과의 만찬 때(6월 27일) 중국은 건배주로 마오타이 대신 중국 와인인 ‘장위(張裕)’를 내놨다고 한다. 1992년산 레드와인과 2008년산 화이트와인, 두 종류가 식탁에 올랐다. 장위는 1892년 청나라 말기 ‘철의 여인’으로 불린 서태후가 화교 장비스에게 300만 냥을 하사해 옌타이(煙臺)에 ‘장위양조공사’를 세우면서 시작된 중국 최초의 와인이자 최대 와인 브랜드다. 중국 전통주 마오타이가 자취를 감춘 건 시 주석이 허례허식을 금한 간소한 식단을 권장한 데 따른 것이다.

 만찬 메뉴도 과거보단 단출했다. ▶야채 위에 새우를 얻은 냉채 ▶얇게 썬 햄이 든 흰목이버섯탕 ▶스테이크 ▶오색 야채 ▶우럭고기 데침 서너 점 ▶파파야를 넣어 간 배 수프 ▶뎬신(點心) 3개 ▶과일 등 8가지 코스였다. 상어지느러미, 제비집, 곰발바닥과 함께 4대 진미에 속하는 흰목이버섯탕은 양귀비(楊貴妃)가 즐겨 먹던 음식이라고 한다.

 자오정융(趙正永) 산시(陝西)성 당서기와의 만찬(6월 29일) 땐 ▶아시아식 특선요리 ▶모둠버섯 수프 ▶대구구이 ▶쇠고기 야채볶음 ▶햄버거 등에 ▶산시 특색 수타면 등의 코스로 진행됐다. 산시성은 라면의 발상지이자 국수의 고향이라 불리는 곳으로 특색 있는 수타면이 인기라고 한다.

 박 대통령은 칭화대(淸華大) 방문 때는 ‘깜짝 선물’도 받았다. 박 대통령이 감명 깊게 읽었다는 『중국철학사』의 저자 펑유란(馮友蘭)이 직접 쓴 서예족자였다. 족자엔 당시(唐詩) 한 수가 적혀 있었는데, 마지막 구절은 ‘마음이 호수와 같다’는 뜻이었다. 중국 당국의 허락을 받고 건네진 이 족자는 우리의 문화재에 해당하는 ‘文物(문물)’로 등록돼 있다.

 족자를 보관해온 펑유란의 외손녀(90세)는 “박 대통령이 외할아버지의 책을 보신 소중한 친구이기 때문에 선물하는 것”이라며 “외할아버지가 살아계셨다면 이를 박 대통령께 드리는 것을 매우 기쁘게 생각하실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산시성 자오정융 당서기는 박 대통령이 취임식 만찬 연회 때 한복을 입은 모습을 그린 족자와 따오기 한 쌍의 공예품을 선물했다. 박 대통령은 “집무실에 걸어놓고 보겠다. 그림을 볼 때마다 한국과 산시성의 유대를 많이 생각할 것 같다”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박 대통령은 자오정융 당서기에게 한국 전통 공예품인 자개서류함과 옻칠한 차통(茶桶)을 선물했다.

시안=신용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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