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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언·재크의 상징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1면

『대일전쟁중 우리 해군당국은 인도양상의 영국함대의 비밀기지를 어디에 둘까를 오랫동안 연구했다.
그결과 「맬다브」제도의 남단의 한 산호도 속에 기지를 마련했다. 적은 우리가 T항이란 암호로 부르던, 이 비밀기지를 탐지해내지 못했다.』
「처칠」의 『2차대전회고록』에는 이런 구절이 있다.
T비밀기지는 2차대전중 동남「아시아」와 중동의 방위선을 확보하는데 큰 몫을 했었다.
극동에 현재까지 남아있는 영해군기지는 이밖에도 「싱가포르」와 「차고스」제도에 있다.
「차고스」는 「실론」의 남서방 약1천6백킬로에 있는, 1천4백명 가량의 주민밖에 살고 있지않은 소도. 그러나 이섬이 갖는 동남아방위를 위한 전략적 가치는 엄청나게 크다.
따라서 대영제국의 『극동으로부터의 철퇴』가 있다하더라도 「차고스」기지에서만은 「유니언·재크」기가 여전히 휘날려질 것이다.
2년전에 발표된 영정부의 「국방백서」에 의하면 영국은 1971년까지에 「싱가포르」와 「말레이지아」기지로부터 완전히 군대를 철수시키고, 3군의 현유세력의 5분의1이상을 삭감시킬 방침으로 있다.
이것은 영국이 직면하고있는 심각한 경제적위기를 타개하기위한 어쩔수 없는 일이라고 볼수도 있다.
가령 영해군은 현재항공모함을 5척 갖고있으나, 『「수에즈」의 동쪽』에다 상시 1척을 배치시키려면 그교대를 위해 실제에 있어서는 3척이 필요하다. 따라서 새로이 3척을 더 만들려면 1조4천억원가량의 건조비가 있어야 한다. 그러니까 『극동으로부터의 철퇴』는 적어도 2천억윈이상의 절약을 가능케 만든다는 계산이 나온다.
그렇지만 이때문에 영국의 경제가 얼마나 숨을 돌리게될지는 썩 분명치 않다. 분명한 것은 다만 아무리 미국의 제7함대를 핵장비로 강화시킨다하더라도 동남「아시아」의 완전한 방위를 위해서는 영군의 계속 주류가 필요하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또 군사적철퇴로 인한 동남「아시아」에 있어서의 영국의 지위저하를 무엇으로 막을것이냐는 것도 큰 문제일것이다.
이런 상황하에서 이번 영국극동함대가 한국을 방문한 것은 어쩌면 큰 의미를 가진것인지도 모르겠다.
더욱이 진해만에서 사상최초로 한영합동상륙작전이 실시된다는 것은 세계최장의 공산주의 전선에대한 자유진영의 공동적방위능력을 과시한다는 뜻에서 여간 마음 든든한게 아니다.
◇고침=10일자 첫귀절중『오늘』을 『올해』로, 『날』을『해』로 고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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