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성로마제국 황제 프리드리히 3세 무덤은 비었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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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4백60년전「빈」의 성「스테판」대성당 본 제단 옆에 세워진 신성 「로마」제국 황제「프리드리히」3세의 무덤 속에 황제의 시체가 들어있지 않고 비어있다는 사실이 방사성원소「코발트」투사 연구조사로 밝혀져 전 「유럽」에 큰 화젯거리가 되고 있다.

<고대예술 대표작>
문제의 무덤은 1467년「프리드리히」3세의 특별주문을 받아「폴란드」석조무덤건축가「니콜라스·게르하르트·반레이덴」이 39년만에 완성한 홍색대리석의「폴란드」식 무덤으로서 이는 당대「고딕」식 예술품의 대표작으로 꼽힐 뿐 아니라 현재「오스트리아」최대 국보의 하나이며 또 그 속에 들어있다는 황제는 그네들의 자랑거리이기도하다.」그런데 지금까지 내려오는 역사적기록을 보면1467년 「프리드리히」3세가 생존시, 자기무덤을 완성하도록「니클라스」에게 지시하였으나 1493년 무덤의 완성을 못보고 사망하자 그의 아들「막시밀리안」1세가 부왕의 시체를「스테판」대성당지하무덤에 가매장, 1513년 무덤이 완성되자 이장식을 성대히 갖기 위해「로마」교황에게 특별 속죄를 상신하는 한편 각국 귀족에게 초청장을 배부하고 기념금전까지 만들게 했다.

<시체는 간곳 몰라>
그러나 이상하게도 그후 이장식에 관한 기록이 전혀 없어 역사가들의 주목거리가 되어왔으나 사실여부를 밝히기 위해 신성불가침이라는 황제의 무덤을 감히 파헤칠 수 없었다.
이 역사적 수수께끼를 밝히기 위해 얼마전「빈」대주교구박물관장「루돌프·바흐라이트너」박사를 위시한 역사가들이 방사선전문가의 힘을 빌어 무덤에 조금도 손상을 주지 않고 내부를 알아낼 수 있는 특별장치, 즉20 「퀴리」의 방사선 「코발트」를 무덤 한쪽 벽에 투사시켜 맞은편에 촬영장치를 하고 4시간40분동안 상세히 무덤내부를 조사한 결과 무덤속에는 시체의 흔적이 없을 뿐 아니라 아주 텅 비어있다는 것을 알아냈다.
곧 황제를 가매장했던 곳을 파헤쳐 놨으나 역시 시체의 흔적이라곤 없었다. 이 사실이 발표되자 얼마 전까지 가장 위엄있었고 영화로왔다는 그네들의 황제를 자랑하고 밤낮 무덤 앞에서 명복을 빌던「오스트리아」국민들에게는 적지 않은 실망을, 또 남들에게는 웃음거리마저 돼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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