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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붕 쑤욱~일어서도 머리가 안닿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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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면

쌍용 `코란도 투리스모 샤토`

지붕을 확 높인 차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쾌적한 이동 수단을 찾는 수요에 발맞추기 위해서다. 천장이 높으면 같은 면적의 공간도 더 넓게 느껴진다. 가령 쉐보레 트랙스와 아베오는 실질적으로 밑바탕이 같다. 그러나 키가 껑충한 트랙스의 실내가 한층 넉넉하게 와 닿는다. 때문에 공간 활용성을 강조한 차는 대개 지붕을 높인다. 이른바 ‘연예인 밴’이 대표적이다. 국산차 가운데서는 현대 그랜드 스타렉스와 기아 카니발 R, 쌍용 로디우스의 ‘하이 리무진’이 유일했다. 그런데 최근엔 ‘지붕 뚫고 하이킥’ 대열에 새로 동참하는 차가 늘어나고 있다. 지난 17일 쌍용차가 선 보인 코란도 투리스모 샤토가 대표적이다. 샤토는 ‘중세 유럽의 성(城)’ 또는 ‘영주의 대저택’을 뜻하는 프랑스어다.

쌍용차는 코란도 투리스모 샤토의 지붕 디자인에 유독 공을 들였다. 공기 저항을 줄이는 한편 실제보다 낮고 안정적인 시각적 효과를 내기 위해서다. 시트는 여전히 11개다. 연간 자동차세 6만5000원의 승합차 혜택을 포기할 수 없어서다. 하지만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일단 천정이 높다. 게다가 LED 간접 및 직접 조명을 써서 실내가 보다 화사하고 산뜻하게 느껴진다.

 옆과 뒤 유리엔 커튼을 씌워 사생활 보호에도 신경 썼다. 천장 앞쪽엔 22인치 풀 HD 와이드 모니터를 달았다. JVC의 DVD 플레이어와 JBL 스피커·앰프가 어우러진 프리미엄 AV 시스템은 기본이다. 센터콘솔 뒷면엔 실내조명 조절 스위치와 HDMI와 USB 단자를 마련했다. 화장품 등을 보관할 수 있는 냉·온장고와 원목 옷걸이, 17인치 휠도 빠짐없이 챙겼다. 샤토의 엔진과 변속기는 기존 코란도 투리스모와 같다. 155마력을 내는 직렬 4기통 2.0L 디젤 터보 엔진과 메르세데스 벤츠가 설계한 5단 자동변속기를 짝지었다. 또 코란도 투리스모와 마찬가지로 사륜구동 시스템이 기본이다. 버튼만 눌러 후륜과 고속 사륜, 저속 사륜을 넘나들 수 있다. 그래서 폭설이 잦은 겨울에도 안심하고 탈 수 있다.

현대차 `그랜드 스타렉스 캠핑카`

 코란도 투리스모 샤토는 라이벌에 없는 장비도 여럿 갖췄다. 스마트키와 버튼 시동 시스템, 크기와 해상도가 상대적으로 뛰어난 모니터, 기능성 발수 유리, 가죽을 씌운 내장재 등이 대표적이다. 엔진과 구동계 보증기간도 5년, 10만㎞로 경쟁사의 3년, 6만㎞를 훨씬 웃돈다. 게다가 국산 미니밴 가운데 사륜구동 시스템을 갖춘 것은 이 차가 유일하다. 가격은 4690만원이다.

 현대차는 지난 3월 그랜드 스타렉스 캠핑카를 출시했다. 이 차의 지붕을 조개 뚜껑처럼 열어서 받침대를 깔면 성인 두 명이 잠을 청할 수 있는 공간으로 변신한다. 운전석을 비롯한 1열 공간을 뺀 나머지도 완전히 바꿨다. 뒷좌석은 2인용 침대를 겸한다. 싱크대와 전기레인지를 갖춰 간단한 취사를 할 수 있어 캠핑용으로 활용도가 높다. 화장실과 샤워시설까진 없다. 이렇게 필요할 때만 지붕을 들어 올려 공간을 넓히는 형태의 캠핑카는 해외에서 이미 대중화됐다. 폴크스바겐 캘리포니아가 대표적이다.

 한편 코란도 투리스모 샤토처럼 지붕이 높은 차를 몰 때 주의할 점도 있다. 특히 높은 교량을 지날 때는 조심해야 한다. 갑자기 불어온 바람 때문에 차가 휘청거릴 수 있다. 또 대형마트 등의 지하주차장을 드나들 때 높이 제한도 눈여겨봐야 한다. 2.1m인 곳이 의외로 많은데, 코란도 투리스모 샤토의 높이는 2.12m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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