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A 시즌결산]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 (1)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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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몇 년 동안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는 조용한 리빌딩 과정을 거치고 있다.

80년대 후반과 90년대 초반 마크 프라이스, 브래드 도허티, 래리 낸스, 존 윌리엄스를 주축으로 동부 컨퍼런스의 강자로 군림하던 이래 90년대 중반 숀 캠프의 합류로 다시 한번 부흥을 노렸으나 실패, 97~98시즌부터 이들은 미래를 위한 준비에 들어갔다.

하지만 지금까지 결과를 놓고 보면 캐발리어스의 리빌딩은 뚜렷한 성과가 없었다.

오히려 주축 선수들의 계속되는 부상과 함께 이들은 90년대 초반 시카고 불스와 동부 컨퍼런스 우승을 놓고 치열하게 다투던 때가 마치 먼 과거의 일이 되어버린 것처럼 좋지 못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올 시즌도 변함 없이 약체의 이미지를 벗어나지는 못했다.

하지만 이들이 2월과 4월에 보여주었던 모습에선 더 이상 팀의 미래가 암울하다고 평가할 수 없을 것이다.

물론 지난 시즌 초반 의외의 성적을 올리며 한 동안 디비전 1위를 달리며 성급한 기대이긴 했으나 플레이오프 진출에의 희망을 가졌었다.

하지만 주축 선수들이 연이은 부상으로 쓰러지자 팀의 성적은 급강하 하기 시작하며 결국 플레이오프 진출은커녕 하위권으로 시즌을 마감하고 말았다.

올 시즌을 앞두고 팀은 좀 더 달라진 모습으로 기대를 모았다.

오프시즌 동안 여러 건의 트레이드와 자유계약 선수들의 영입으로 선수단을 정비한 팀은 안드레 밀러라는 확실한 플로어 리더를 중심으로 전체적인 전력이 하향 평준화 되었다는 동부 컨퍼런스 센트럴 디비전의 다크호스로 평가 받기 시작했다.

시즌 개막 이후 한 달간의 성적은 5승 11패로 다소 불안한 출발을 보였다.

하지만 12월 들어 팀은 선전하기 시작했고 안드레 밀러의 안정적인 경기 운영과 데뷔 이후 최고의 시즌을 보낸 웨슬리 퍼슨, 팀의 에이스 역할을 맡은 라먼드 머레이 세 선수를 축으로 7승 7패를 기록하며 순위 다툼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맡게 된다.

하지만 캐벌리어스에게 있어선 1월이 가장 아쉬움이 많이 남는 시기였다.

전달까지 안정을 찾아가던 팀 전력이 1월 들어 급격히 하락하기 시작하며 월간 성적 2승 13패로 최악을 기록하고 말았다.

결국 이때의 성적은 시즌 내내 팀의 발목을 잡았고 사실상 플레이오프 진출은 이 때 물 건너간 것임에 다름없었다.

팀이 당시 부진한 성적을 올린 가장 큰 이유는 역시 부상이었다.

작년 시즌 잘 나가던 팀이 하향세를 탄 것도 바로 부상 때문이었고 올해에도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팀의 전체 선수들 중 80경기 이상 출전한 이가 단 세 명 뿐이라는 것은 주전, 후보 할 것 없이 한 시즌 내내 부상에 허덕였다는 것.

특히, 오랜 부상에서 돌아왔던 주전 센터 자이드러나스 일가우카스는 이번 시즌에도 어김 없이 부상을 당해 100%의 전력을 보여주지 못했고 신인 드래프트에서 기대를 걸고 지명했던 고졸 출신 디사가나 좁 역시 부상으로 인해 단 18경기에만 모습을 드러냈다.

센터 진 뿐 아니라 포워드 진에서도 트레이드를 통해 다시 캐벌리어스 유니폼을 입게 된 타이런 힐, 브라이언 스키너, 마이클 돌리악 등이 모두 부상으로 제 컨디션이 아니었다.

아마 애틀란타 호크스와 함께 부상 때문에 한 시즌을 망친 팀으로 선정되어도 무방할 정도로 많은 선수들이 부상에 시달렸다.

2월 들어 월간 성적 7승 5패로 힘을 내긴 했지만 3월에 들어서면서 다시 패하는 경기가 많아졌고 결국 4승 12패의 월간 성적을 기록하며 사실상 시즌을 마감했다.

하지만 종종 강팀과의 대전에서 극적인 승리를 거두며 시즌 후반들어 충실한 '캐스팅 보드‘의 역할을 했다는 점이 다음 시즌 팀에게 좀 더 발전된 모습을 기대할 수 있게 하는 점이다.

류한준 명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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