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말라야 난개발의 역습 … 인도 북부 대홍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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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인도 북부의 몬순(우기) 폭우로 인한 사망자가 최소 1000명을 넘을 것으로 보인다. 아직 5만여 명이 고립된 가운데 희생자가 5000명에 이를 것이라는 비관적인 관측도 나온다. 인도에선 지난 16일부터 힌두교 성지 밀집지역인 우타라칸드주를 중심으로 북부 일대에 기록적 폭우가 쏟아져 산사태와 홍수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24일 AP통신에 따르면 우타라칸드의 비제이 바후구나 행정장관은 이날 “사망자 수가 750명 이상이고 1000명에 이를지 모른다”고 말했다. 야쉬팔 아리야 인도 재난관리청장은 나아가 5000명이 사망한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힌두교 4대 성지 중 하나인 케다르나트 사원 인근 계곡에서 피해가 심했다. 인도 당국은 군인 1만 명을 투입해 구조작업을 벌이고 있다. 아직도 5만여 명이 고립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 대부분이 성지 순례객이다.

 해발 3584m에 위치한 케다르나트 사원은 인도 경제성장과 함께 순례객이 급증했다. 1987년 8만7000명 선이었지만 지난해 60만 명으로 늘었다. 일반적으로 몬순이 오기 전 5~6월에 성지를 많이 찾는데, 올해는 예년보다 몬순이 2주 빨리 닥쳐 인명피해가 컸다. 인도 환경단체들은 순례객을 겨냥한 호텔이 난립하고 수력발전과 삼림 벌채 등 자연환경을 훼손한 것이 이번 홍수 피해를 키웠다고 주장한다. 우타라칸드가 히말라야 산맥 기슭에 위치해 있어 이번 홍수는 ‘히말라야 쓰나미’라고도 불린다. 파이낸셜타임스는 24일 이번 홍수가 인도 당국의 수해 관리 허점이 드러난 인재(人災)라는 지역 주민의 말을 전했다.

강혜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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