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화여고, 방과후 강좌 240개 … 낙생고 '야자' 참여율 80%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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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준점수 상위 100위 안에 든 평준화 지역 일반고는 숙명여고(76위)와 경신고(79위), 정화여고(89위), 휘문고(92위), 낙생고(98위) 등 5곳뿐이었다. 특목고와 비평준화 지역 학교 등 선발권을 가진 학교들의 강세 속에서 이들 학교가 성과를 낼 수 있었던 비결은 교사들의 헌신과 다양한 맞춤교육이었다.

 2년 연속 100위 안에 든 숙명여고(서울)는 상위권인 1·2등급 학생 비율이 36.1%(언어·수리·외국어 3개 영역 평균)로 웬만한 자율형사립고보다 높았다. 올해 첫 졸업생을 배출한 20개 자사고 중 숙명여고보다 1·2등급 비율이 높은 학교는 4곳뿐이었다. 숙명여고는 중간·기말고사 때 교과서나 문제집을 외워 푸는 다른 학교 시험과 달리 실제 수능과 비슷한 유형으로 출제한다. 시험시간도 70분으로 길고 문제지가 7~8장이 넘는 경우도 있다. 이돈희 교장은 “3년 동안 내신만 충실히 준비해도 수능 성적은 저절로 오르게 된다”고 말했다.

 낙생고(경기 성남)는 대다수 학생이 방과후에도 학원에 가지 않고 학교에 남아 공부한다. 야간자율학습은 학생 선택에 따라 실시되는데 참여율이 80%에 달한다. 학년별로 10명씩 총 30명의 교사가 매일 밤 10시까지 남아 학생들을 지도한다. 최준경 교감은 “과목별로 교사들이 남아 학생들이 모르는 부분을 물어오면 일대일로 지도한다”며 “학원보다 ‘야자’의 인기가 더 좋다”고 말했다.

 정화여고(대구)는 ‘방과후 학교 선택제’를 운영한다. 매 학기 240개 강좌가 개설되고 학생당 5과목씩 자신이 원하는 강의를 선택해 듣는다. 학기 시작 전 교사가 강의계획서와 교재 내용 등을 첨부해 학교 홈페이지에 올려놓으면 학생들은 이를 바탕으로 강의를 신청한다. 임남규 교감은 “수준 높은 강의는 학생들이 몰리고 그렇지 않으면 폐강되기 때문에 교사들은 선의의 경쟁을 하고 수업의 질도 높아진다”고 말했다.

 ‘교육 특구’로 불리는 서울 강남구와 대구 수성구의 대표격 학교인 휘문고와 경신고도 1·2등급 학생 비율이 30%를 넘었다. 경신고는 평준화 지역 일반고 중 유일하게 3년 연속 100위 안에 들었다.

윤석만·이한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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