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가르드 IMF 총재, 사르코지에 '충성 서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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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재무장관 시절 직권남용을 한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는 크리스틴 라가르드(57·사진) 국제통화기금(IMF) 총재가 장관이 되기 전 니콜라 사르코지(58) 당시 프랑스 대통령에게 쓴 ‘충성 서약서’가 발견돼 논란이 일고 있다. 로이터 등 외신은 18일(현지시간) 프랑스 언론을 인용해 ‘발견된 편지는 프랑스 사정 당국이 지난 3월 라가르드의 집을 압수수색하던 중 발견된 것’이라고 전했다.

 라가르드는 편지를 통해 “최선을 다했지만 가끔 실패한 적도 있습니다. 용서를 바랍니다. 당신이 괜찮다면 나를 써 주세요”라며 자신을 기용해 줄 것을 적극 요청했다. “다른 측근들과 달리 나는 정치적 야심이 없다”며 “다른 이들은 충성심이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고 동료들을 깎아내리기도 했다. 프랑스 현지 언론은 “중세 시대 신하가 군주에게 썼을 법한 내용이다” “13세 소녀가 팝스타 저스틴 비버에게 쓴 팬레터 같다”며 당혹스럽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라가르드는 지난 2011년 도미니크 스트로스 칸 전 IMF 총재가 성추문으로 낙마하면서 여성으로는 최초로 IMF 총재가 됐다. 하지만 재무장관으로 재직하던 2007년 아디다스와 국영은행 사이 분쟁을 중재로 해결토록 지시, 아디다스 전 소유주에게 약 4300억원의 배상금이 지급되도록 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한영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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