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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난」뒤의 공론|=첫 심사제 경찰관 승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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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새 총경92명과 경정 승진 예정자 2백77명의 명단이 8일간의 산고 끝에 발표됐다.
경찰사상 최대규모의 이 무더기 승진인사에 대해 경찰 내부에서는『대체로 공정하고 무난 했다』는 중평이다.
이번 승진인사에는 경찰공무원 법에 따라 처음으로 시험 아닌「심사제」가 적용된 것인데 박영수 치안국장은『필요하고 유능한 인재를 발탁하는데는 시험제보다 심사제가 크게 도움이 됐다면서 흐뭇해했다.
심사기준은 근무평정, 경력, 신체조건, 징계유무, 소속장의 추천서언, 지휘능력, 상훈, 기능별 능력, 성품, 감찰기록, 출신별 성분 (간부후보생우대), 과거의 승진사유 (특진보다는 시험송진 우선)등 열두 가지. 『이 기준을 놓고 사심 없이 심사했다』고 한 심사위원은 장담했다.
각계각층의 청탁을 물리치고 공정한 심사를 하기 위해 안명수 승진심사위원장(경전교장)을 비롯한 경무관급 심사위원 7명을 3일상오 9시까지 치안국에 오게 한 후 그길로 서울 수 유리「아카데미·하우스」에 10일 하오까지 감금(?)했다.
심사방법은 3년 이상된 현직경감 5백37명 (경감총수는 8백46명) 가운데 먼저 징계, 신체장애(애꾸눈등)같은 결격사유에 따라「스크린」, 5배수인 4백60명을 골라내고 그 다음부터는 열 두가지 심사기준을 놓고 개별평가에 들어가 투표로 축소심의 형식을 취했다는 것이다.
이 결과로 나온 것이 새 총경92명의 얼굴. 이들을 시·도 및 기관별로 보면 ▲치안국15▲서울17▲경기7▲강원5▲충북4▲충남6▲전북5▲전남8▲경북8▲경남7▲부산8▲경전1▲해경1명이다. 현직별로는 서장이35명으로 가장 많고 경무계통이19, 정보14, 수사10, 보안7, 경비7명의 순. 인원수와 경찰당면과제에 비해 수사경찰이 뒤졌다는 공론이 없지 않다.
우선 서울시경관내의 경우 강력형사 사건을 취급하는 13개 경찰서의 수사2과장 중 중부 남대문 영등포 서를 빼놓고는 경정급제도 못했다. 그런데 이번 인사에서 이색적인 것은 4·19직후 학사경사로 경찰에 들어가 총경까지 승진한 모씨.
경위·경감도 모두 승진시험으로 올랐다지만『경감경력이 간신히 3년 남짓밖에 안되는데…』하며 고개를 갸우뚱거리는 사람도 있다.
이와는 반대로 서울N경찰서의 K경감(9년)S경감(18년)은 사표를 내고 안 나온다는 소식. 부하순경이 잡은 무장간첩생포공로를 자기가 잡은양 보고하여 훈장과 상금까지 탔다가 피소된 경기도 여주경찰서장 윤경운 경감이 경정으로 승진된 경우는 말썽이 적지 않다. 그러나 문제는 지금부터다.
새총경92명의 보직이 근일 중에 결정되고 경정승진 예정자에 대한 보직도 후임경감승진인사(약4백명)가 되는 대로 이달 안에 있을 예정인데 종래의 예로 보아 국회의원 등 배경과 갖가지 힘을 총동원, 한바탕 감투싸움이 벌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순경 바로 위에 새로 생긴 경장(1천6백15명승진 예정)이나 경사 승진인사(6백명의 경위승진은 2월중에 시험으로 끝낼 예정)는 시·도별로 실시된다지만 벌써부터 순경아저씨 3만3천여명의 적지 않은 눈독을 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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