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찾은 할리데이비슨 바이커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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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프란체스코 교황이 성베드로 광장에서 할리데이비슨을 타고 온 한 장애인 청년을 축복하고 있다. [바티칸=AP 뉴시스]

프란체스코 교황은 16일(현지시간) 바티칸의 성베드로 광장에서 수천 대의 할리데이비슨과 수천 명의 운전자들을 축복했다. 미국 오토바이 제조업체인 할리데이비슨 운전자들은 이날 할리데이비슨 창립 110주년을 맞아 나흘간의 로마 축하 행사의 일환으로 교황 주재 일요 미사에 참석했다. 이번 로마 행사에는 50만 명 가량의 할리데이비슨 운전자가 참여할 전망이다.

 교황은 이날 지붕이 없는 지프차에 올라타고 성베드로 광장에 도착했다. 교황 도착에 맞춰 라틴어 주기도문이 울려퍼지는 가운데 할리데이비슨 운전자들은 오토바이에 시동을 걸어 교황을 맞았다. 할리데이비슨 운전자들은 가죽 재킷을 입고 수천 명의 가톨릭 신자, 수녀들과 나란히 미사를 엄수했다. 앞서 미 위스콘신주 밀워키에 본사가 있는 할리데이비슨은 지난주 초 바티칸 경찰의 순찰용으로 교황에게 두 대의 하얀 오토바이를 선물했다.

 교황은 “모든 생명, 특히 가장 연약하고 무기력하며 위협받는 인간의 생명을 위해 기도한다”고 말했다. 교황은 미사 후 할리데이비슨 오토바이를 탄 사람을 포함해 수십 명의 병자와 장애인을 축복하고 이들과 대화를 나눴다. 교황 대변인 페데리코 롬바르디 신부는 “할리데이비슨 운전자 중 적지 않은 가톨릭 신자가 있을 것이고, 종교에 관계 없이 누구나 교황 미사에 참여하는 걸 환영한다”고 말했다. 할리데이비슨은 올해 110주년을 맞아 6개 대륙 11개국에서 기념 행사를 열고 있다. ▶'교황 찾은 할리광" 화보 보기

정재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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