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회 관람료 너무 비싸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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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겨울방학 동안 서울에선 학생들을 겨냥한 전시회와 공연 등 볼거리가 유난히 많았다.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지하 미술관의 '삼국지 영웅전', 근처 지하철역 간이전시관에서 지난달 막을 내린 '세계 곤충대전', 열대지방 야생동물의 생태를 보여준 삼성동 코엑스 전시장의 '아마존'과 '세계 최대 진품 공룡대전'….

전시회와 공연은 학생들의 자연학습과 정서 발달에 도움이 된다. 그러나 대다수 전시회나 공연 등이 학생들에겐 관람료가 부담스럽고, 진품 전시품이 적은 게 흠이었다. 기념품 판매에만 열을 올리는 곳도 적지 않았다.

세종문화회관 컨벤션센터에서 최근 막을 내린 캐나다 인형극 '별지기'는 입장료가 3만5천원이었다. 엄마가 아이 둘을 데리고 관람하려면 10만5천원이 든다. 관람료가 비싸 자녀들만 들여보내고 로비에서 기다리는 엄마들이 많았다.

지하 미술관에서 다음달 17일까지 열리는'삼국지 영웅전'은 중.고생 입장료가 7천원이다.

미술관 입장료는 지난해 봄까지만 해도 무료였다. 더구나 전시관 벽면마다 삼국지 내용을 묘사한 그림이 다닥다닥 걸려 있고, 조명은 어두우며 환풍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

'세계 곤충대전'의 중.고생 입장료도 6천원으로 만만치 않았다. 창경궁 옆의 서울과학관 자연사전시관에서 5백원만 내면 구경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 살아있는 곤충 체험관을 둘러볼 때는 실내 온도가 낮아 그런지 사슴벌레나 장수풍뎅이 등 곤충들이 움츠린 채 꼼짝하지 않았다.

코엑스 전시장은 상대적으로 볼거리가 많았지만 역시 관람료(9천원)가 부담스러웠다. 전시관 입구에 앉아 자녀들을 기다리는 30대 초반의 엄마 두분은 "공룡 전시관을 찾아 수원에서 왔는데 입장료가 비싸 아이들만 보여주고 밖에서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자녀와 엄마가 함께 볼 수 있도록 학생들의 입장료를 조금 더 낮추는 방법은 없을까. 올 여름방학엔 자녀와 함께 온 엄마들이 입장료가 부담스러워 전시관이나 공연장에 들어가지 못하고 입구에서 서성이는 모습을 보지 않았으면 좋겠다.

(본지 학생명예기자.서울 창문여고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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