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닉슨」 나는 「험프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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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미국대통령선거의 투표 결과가 밝혀지기 시작한 6일 상오 국회에 나온 여 야의원들은 「닉슨」·「험프리」 후보 가운데 누가 당선될 것인지 큰 관심을 나타내면서 선거 평 토론을 한바탕 벌였다.
길재호 공화당 사무총장은 『누가 당선돼도 모두 한국을 잘 아는 처지여서 미국의 대한 정책에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면서 구체적인 전망을 피했지만 정성태신민당 총무는 『나는 옛날부터 「닉슨」을 절대지지 했다』면서 『「닉슨」 같은 과단성을 가져야 우리의 반공활동도 강화될 것』이라고 이날 신민당 쪽에서는 「닉슨」당선을 장담하는 김영삼·박병배·조흥만의원과 「험프리」 당선을 믿는다는 정상구의원 사이에 토론이 벌어졌는데 김재순(공화)의원은 『「디엔 비엔 푸」 사태 때 미군의 파병을 주장한 사람이 「닉슨」이어서 「닉슨」이 당선되면 대월정책은 강경노선을 걷게될 것』이라고 내다보는 가하면 이원혁 (십오구)의원은 「존슨」 정책을 계승하기 위해서는 「험프리」가 당선되어야한다고.
한편 외무부는 미대통령선거 결과를 알기 위해 주미대사관 및 「샌프란시스코」 주재 총영사관과 직통 「텔리타이프」를 연결, 수시로 결과를 보고 받는가 하면 주한미대사관에도 직원을 파견.
외무부 측은 「닉슨」·「험프리」두 후보자 중 누가 당선되는 것이 유리할 것이냐에 대해서는 공식으로 말을 안 하면서 6일 정오까지도 『속단은 금물』이라고 조심스런 반응.
그러나 「닉슨」후보가 철저한 반공주의자이므로 대공유화책을 쓰지 않을 것이라는 견해를 나타내는 것으로 보아 외무부의 많은 직원들은 속으로 「닉슨」쪽에 기울어지고 있는 듯‥
의정서 처리가 안되고 원내예산투쟁이 미온적이라하여 원외청년당원들이 중앙상위 소집요구서에 구명운동을 벌이자 신민당은 5일 하오 정무회의에서 「당면문제를 협의하기 위해」 이달말께 상위를 소집하기로 선제-.
이날 정무회의는 또 새삼 정기국회 중에 의정서를 처리한다는 방침을 재확인하고 그 전략일체를 유진우총재에게 위임하기까지.
한편 신민당은 원내투쟁에 항의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에 따라 지난8월말 IPU에 참석했다가 미국에 머무르고있는 유진산 부총재와 「유엔」총회에 대표로 파견된 정일형부총재에게 속히 귀국하도록 소이 전보를 치기로 하고 당초 지난 10월말로 예정되었던 총무단의 월 남 장병위문 여행도 예산안 처리 후로 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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