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7)세가지의 「타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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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크게 나누어서 인간형엔 세가지의 「타입」이 있는성 싶다.
첫째는 호언장담파다. 입만 살아있는 것일까. 무슨 확고한 소신이라든지 굳은 신념이 있는 것이 아니라, 또한 꼭 실행할수있는 굳센의지력이 있는 것도 아니건만 그때그때에 따라 나팔을 부는 것이다. 그러니까 이런인간형은 제말에 스스로 도취해서 도도해진다.
둘째는 묵묵실행파다. 평소 그는 별로 말이 없다. 말하자면 그의 속셈을 알수없지만 하나하나 일해나가는 걸 보면 계획성있고 치밀하여 별로 허술한데가 없다.
세째는 언행일치파다. 말과 실행이 합일한다. 이 언행일치파엔 시원시원함을 느낀다.
집단에 대해서도 이런 유형을 발견할 수 있지 않을까. 가령「매스콤」을 통해 대사특필한광고나 기사를 보게되는 데 기실 무슨실적하나 남기지 못하는 단체가 있는가 하면 이와는 반대로 어느새 인지도 모르게 맡은 바, 해야할일을 척척해내어 그사명을 다하는 단체가 있다.
신문보도에 의하면 지난19일 대한교련은 「교원윤리헌장제정 10주년기념식」에서 5개항목의 <사도앙양선언>을 채택했다고 한다. 지당한 말씀이라 이의를 제출할 건덕지는 없다. 한데 교직외 말석에있는 한사람으로서 가슴이 덜렁 내려앉는 건 무엇때문일까. 부끄러운 말이 지만 나에게는 거의 실행할 자신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얼마나 다행한 일인가. 각급 학교대표 4백여명만이라도 꼭 언행일치를 한다면 우리교육계의 앞날은 훨씬 밝아지리라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만약, 만약에 이것마저 호언장담으로 끝난다고 한다면 그야말로「우리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높이기는커녕 도리어 호되게 깎이게 되는 결과가 될까 겁난다.
김용호<단대 문리대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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