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가을의 노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근래 문단은 표면상으로나마 예년과 다른 활기를 띠어왔다. 그것은「신문학 60년」을 내세운 움직임이었다. 지상에 내 걸린「60년 붐」이 무관심 속에 도사린 독자들의 관심을 일깨우는데는 어느 정도의 구실을 했다고 문인들은 누구나가 긍정했다. 그러나 그것이 직접적으로 작가들을 위해서 얼마나 큰 역할을 했느냐하는 것은 의문이다.
아직 결산단계는 아니지만 작품을 통해 본다면 그렇게 떠들썩했던 금년도 문단의 수확은 역시 평년작을 넘지 못 할 것이라는 한 평논가의 말이다.
그야 어깼든 추수기를 앞둔 문단의 사업, 행사예정표를 훑어 보면-.
문인협회에서는 문예지「월간문학」(10월창간호)을 이달 안에 내놓을 예정이다. 많은 식솔이 붐비는 문단에 문예지라곤 「현대문학」하나가 나오고 있을 뿐 몇 년동안 제대로 명백을 이어 온 것이 없다.
「월간문학」은 문공부에서 2백만원의 간행비를 받아 국판 3백면의 체재를 갖게되리라는 것. 정실을 배제한「문단의 공기」구실을 해야겠다는 것이 편집목표다. 양보다 질로 두 문예지가 선의의 경쟁을 벌인다면 문단의 판도는 상당히 달라질 것이다.
10월초에는 시민회관에서 전국문학인대회를 개최할 예정. 지상으로만 떠들어온 신문학60년의 과제를 대중 앞에서 직접 털어 놓고 토론하기 위한 광장을 마련하자는 것이 그 취지다. 아직 날짜·연사·주제는 확정 되지 않았으나 크게 보아 민족문학의 중흥이 토의 내용이 될 둣. 연사는 중앙5명, 지방5명으로 짜여진다.
역시 문협에서 서둘러온「신문학60년 대표작전집」(전6권)은10윌 하순께 정음사에서 간행된다. 60년을 통틀어 정리하자니 난점이 너무 많아 편집상 무리가 있었다는 실무자의 실토.
그밖에 다른 행사로는 10월1일부터 15일간 덕수궁미술관에서 열리는 작품종합전시. 연극대본·초간희본·시집등이 전시된다.
얼마 전에 시인협회는 정기총회를 열고 임원개선에 이어 행사를 마련하기 위해 머리를 짰다. 이것저것 계획은 많지만 종래에도 그랬 둣이 뒷받침 할만한 자력이 없어 고민이다. 11월중에 열기로 한 유필시고전·시낭독회·「세미나」등도 현재로선 경비조달이 막연하다는 소식이다.
신시 60연 기념사업회에서 내놓은「한국시집」은 1인 2편씩을 수록한 시인전집으로 한창 조판이 진행되고있다.
한가지 이색적인 간행물은「여류문학인협회」의 기관지「여류문학」(월간)이다. 4·6판 2백면의 아담한 꾸밈새로 10월초에 창간호가 선을 뵈리라는 것.
회원60명의 손으로 이루어질 이 잡지는 특히 여성독자들의 관심이 크리라는 기대와 회원들의 창작욕을 고취할 것이라고 가슴이 부풀어있다. 각계에서 후원의 손길을 뻗쳐 자력도 궁색하지는 않은 모양. 원고료도 다른 잡지보다는 월등 우대를 하겠다는 편집자의 말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