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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구 편의점, 종로 치킨집 창업? 글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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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서울시의 25개 자치구 중에서 ‘생계형 자영업자’가 가장 밀집해 있는 곳은 서울 중구로 조사됐다. 생계형 자영업자는 특별한 기술 없이 소자본으로 편의점·한식당·PC방 등을 창업한 이들을 말한다.

 서울시는 이런 내용이 담긴 ‘서울시 일자리정보 예보(고용동향과 전망)’를 4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생계형 자영업자들은 유동 인구가 많은 중구·종로·강서·성동·중랑구에 밀집해 있었다. 반면 노원·은평구 등 도심 외곽 지역에는 밀집도가 덜했다.

 업종별로는 중구가 편의점·당구장·중식당 등 10개 업종에서 가장 높은 밀집도를 보였다. 편의점·한식당·분식점은 중구 소공동, 당구장·노래방은 중구 을지로동, 미용실·의류점은 중구 명동에 가장 많이 모여 있었다. 이외에도 치킨집·세탁소는 종로구, 수퍼마켓은 강서구, 세차장은 성동구에서 높은 밀집도를 보였다.

 서울시 전체 자영업자 중에선 개인택시업 종사자가 4만9478명으로 가장 많았고 한식당(4만78개), 개인용달(3만4061개) 분야의 자영업자가 뒤를 이었다.

 최근 서울시내에서의 신규 창업이 생계형 자영업종 위주로 이뤄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전체 생계형 자영업체 중 최근 3년간 신규 등록된 업체의 비율은 평균 22.6%였고 이를 제외한 업종의 신규 등록 비율은 18.0%였다. 업종별론 한식당이 1만2158개로 최근 3년간 가장 많이 새로 생겼고 호프·와인바 등 기타주점(5785개), 부동산중개(5039개), 커피·음료 전문점(3772개), 개인용달(3686개)이 뒤를 이었다.

 하지만 새로 생긴 음식점 5곳 중 4곳은 채 5년을 버티지 못하고 문을 닫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에 따르면 숙박·음식점업의 3년 후 생존율은 29.1%, 5년 후 생존율은 17.9%다. 전체 산업 3년 후 생존율(41.2%), 5년 후 생존율(30.2%)보다 눈에 띄게 떨어졌다. 반면 부동산 및 임대업의 경우 5년 후 생존율이 48.1%로 가장 높았다.

 특히 일부 퇴직한 베이비부머 세대들이 치킨집·커피 전문점 등 비교적 진입장벽이 낮은 생계형 자영업종에 몰리면서 50대 자영업자의 폐업률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 일자리 정책과 관계자는 “음식점업의 신생업체 생존율은 모든 산업 중에서 가장 떨어진다”며 “퇴직금을 자본 삼아 도전하는 베이비부머 세대들의 경우 창업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3년간 신규 등록된 업체가 많다는 것은 그만큼 폐업도 많다는 의미로 업종 선택에 유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서울시 일자리정보 예보는 서울시가 ‘2012년 서울시 사업체조사’를 바탕으로 분석한 것이다.

손국희 기자 <9ke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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