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에서「진보」|「닉슨」의 선거공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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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공화당대통령후보로 지명된「리처드·닉슨」후보측근이 전하는 그의 선거정책은 놀랍게도 진보적인 목표를 가진 공화당의 선거강령으로 청년과 흑인빈곤층에 호소하려하고 있다. 그의 이와같은 정책은 작년10월계간지「포린·어페어즈」지와 지난1월에 발표된 정책백서에서 대충 비쳐진 것이기도하지만 각항목별로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국내문제=빈곤과 인종차별을 일소하고 도시질서를 확립합으로써 국내의 소요요인을 뿌리뽑고,「인플레」지출확대「달러」유출 등 경제위기를 시정하면서 재정 금용 정책의 건전화를 기한다. 도시의 법질서를 유지하는 방법으로서는 총기단속법을 입법한다.
▲국방=안전보장중앙기획 협동기구를 부활하고 핵시대의 입장에서 국방문제를 검토하며군사력에서의 대소우위를 유지한다.
▲대외=국제협력을 통한 평화를 추구하며 외원의 합리적 사용을 기한다. 대공산권 통상은 평화를 추구하고 공존을 진정으로 원하는 국가에게만한정한다.
외원은 미국원조를 긴급히 필요로하며 자조하는 저개발국들에게 중점적으로 공여한다. 반미적이거나 대월맹전력지원국들에게는 금지되어야한다.
중남미제국과의 경제·문화협력을 강화하고 새로운 대서양협동관계를 수립한다.

<불과의 유대회복>
금년가을에 소련을 방문, 소련과의 대결을 지양하고 협상에 치중한다.
중공의 대외정책이 온건화할때까지 봉쇄하나 결국에 가서는 미·중공협상을 기한다.
「프랑스와의 긴밀한 유대관계 수립과「나토」동맹강화에 우선권을 둔다. 대통령에 당선되면「드골」을 방문,「프랑스」와의 대화의 길을 재개한다.
통일「아랍」공화국과의 국교재개를 포함한「아랍」세계와의 관계 개선을위해 새로운「이너셔티브」를 모색한다.
중남미와「아프리카」에 대한 미국원조의 감소경향을 지양한다.

<중남미 원조 강화>
▲월남전=평화협상은 계속하되 위장된굴복은 불허한다. 월남민족의 민족의식의 발전을 기하고 윌남군을 강화하며 영토점령정책보다 국민의 보호를 추구하고 전쟁의 비미국화를 기한다. 한마디로 말해서 오랜보수파로 알려진「닉슨」의 새 정책은『새로 생각하여 다시 행동한다』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는데, 국제평화나 국내문제에관한 목표는 이이상 진보적일수 없다. 그러나 이런 진보적인목표들을 어떻게 달성할 것인지에 관한 방법론제시는 빈약하다는 평을 면할 수 없다.

<구체적 정책 없어>
여기서 강령은 있되 정책은없다는 지배적인 비평의 근거가 있는 것이다.
이들 진보적인 목표를 달성하기위해 필요한과세나, 군비경쟁 제한을 위한 소련과의 화해 등에관해서도 구체적인 언급은 없는 것이다. 군비 확장제한에 모호한 말로 얼버무린 점도 식자들의 비평을 받고있다.<이현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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