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담이후의 월남정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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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최근 이틀동안에 걸쳐「호놀룰루」에서 개최되었던 미·월 정상회담과 더불어 발표된 장문의 공동성명서는 앞으로 월남전쟁을 해결할 새로운 헌장이 될듯 하다.
이공동성명서는 6년7개월간에 걸친 월남전쟁을 총체적으로 평가하는 동시에, 앞으로의 대책을 말한 것이다.
그것은 기본정책·현정세의 평가·월남군의 강화·「파리」회담·평화의 회복·결론등으로 나누어져 있으며, 특히 월남군의 강화와「파리」회담과 평화회복문제에 중점적으로 언급한 것은 주목할 일이다.
「호놀룰루」미·월 정상회담의 공동성명서를 훑어볼때 그것은 군사적 전략회담이었다기보다는「파리」회담에 대처하기위한 일치점을 발견하기위한 평화회담이라는 인상이 짙다. 「호놀룰루」회담과 더불어 두수뇌는「파리」회담을 계속하기로 하였고, 월맹에 실질적인 전투축소를 받아들이도록 호소하였으며, 현「파리」회담을 월남과 월맹이 직접 참가하는 제2단계의 회담으로 이끌도록 호소한 것등은 그상황을 설명하는것이라고볼수있다.
그렇지않아도「파리」회담은 월맹이 변함없이 선전과 비난의 무대로 이용하여 의연히 교착상태에 빠지고 있는 것에 틀림이 없으나 최근월남전국의 동향은물론「클리포드」미국방장관이나「해리먼」미대표의 언동은 일말의 희망을 표시하고 있다.
이러한가운데 우리는 미·월정상회담이후 월남정세 내지「파리」회담의 귀추에 지대한 관심이 집중된다. 특히 미·월의 평화호소에대한 월맹의 향방에 주목하지 않을수 없다. 월맹의 향방에 따라 월남전쟁은 확대될 수도 있고, 그와반면「파리」협상은 진전될수도 있을 것이다.
이 가운데서 더욱 주목을 끄는 것은 미국이 일방적인 희망을 기대한 나머지「파리」협상을 진전시킬 수 있다는 상정아래 전면단폭을 모함한 또 하나의 축전조치를 단행할지도 모른다는 점이다. 외신보도를 보면「호놀룰루」미·월 정상회담과 관계없이 미국은 또 하나의 축전조치를 고려하고 있다는 말이 떠돌고 있다. 또 지난 6월22일부터「베트콩」의 「사이공」에대한 무차별포격이 중지되고 있는가하면 어찌된 일인지 예상되던「베트콩」의 제3차 공세가 연기되고 있는데 이러한 것을 가지고 공산측의 축전을 의한 자제로 간주하는 듯한 보도도 없지 않은 것이다.
「호눌를루」미·월 공동성명서에서는 불명예스럽고 굴욕적인 패배 또는 철수를 배격하고 있으나 그와반면 적극적으로 평화를 모색하려는 미국의 의도가 담아져 있는것같이 보여 그 이후의 정세라는것은 전쟁계속이냐, 협상진전이냐의 갈림길에서 맴돌고 있는 느낌이다.
그러나 공산주의자들의 상투적인 전략전술에 대비해서 비관저인 조건을 언제나 상기할 필요가 있으며, 절대로 만심해서는 안될 것이다. 과거와 달리 이러한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이제 미국보다도 월남자체의 더욱더한 부담과 역할이 기대되고 있다. 3·31「존슨」대통령의성명은 월남전의「미국화」에서 명실공히 월남자체가 싸우는「월남전화」하는 전환점이라고 보아도 불가할 것은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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