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신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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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견공(견공)과 인간과의 깊은애정은 그 어느동물보다 오랜 역사를 지녀왔다.
고대 「페루샤」 「그리스」 「로마」인들 사이엔 한때 신앙적인 의미에서 신성시되어 왔고, 근년에와서는 구미각국에선 개의 실상을 법률로 금하여 오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보신탕」이라는 낱말이 언제부터 쓰였는지 모르나 아마도 최근에 약삭빠른 장사아치들의 상술적 표현의 산물이 아닌가 싶다.
「보신탕」속에 과연 얼마마한 「보신소」가들었는지 의사인 나의 지식으로는 매우 의심스럽고 또과문한탓인지 아직 그런문헌도 찾아보지 못했다.
다만 그것이 육류이기 때문에 「정력소」의 하나인 단백질이많은것은 분명하겠지만 그렇다면 쇠고기·돼지고기도 의당 보신탕으로 불려야 옳지 않을까 ―.
구태여 개고기에한해서 보신할 수 있다는 근거없는 소문 때문에 신사들이나 일류간부고관들까지도 보신탕가(街)에 출입하면서 극구 예찬하는 것을 들을때 매우 서글퍼진다.
이런 나의 생각을 소위 맹자의 「견우미견양」의 관념에 비길지모르나 연전에 내가 가장사랑하던 「센트·버나드」의 충견「조크」군의 급사후 선영의 모친묘소및에 정중히 매장하고 무덤에 세워준 비문이 생각난다.
―(「알프스」의 용자충견「조크」군, 아늑한 이곳 도봉산기슭에 고이 잠들다)―이 땅의 지성인 일반시민들이여…「보신탕」에 속지 마시고 충성스럽고 사랑스런 견공의 구제에 나서 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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