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BI 조직 개편안 발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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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1테러 대응을 놓고 정보기관에 대해 날카로운 비판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미 연방수사국(FBI)이 테러리즘 예방에 초점을 맞춘 조직 개편안의 상세한 내용을 발표했다.

존 애슈크로프트 법무부 장관과 로버트 뮬러 FBI 국장은 수요일 오후(현지시간) 기자회견을 갖고 개편안에 대해 설명할 예정이다.

미국 정부의 한 관리는 화요일 "이것은 완전히 새로운 업무 방식"이라며 "개편안의 변화는 문화적인 것으로, 기소 중심에서 분석과 예방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의 발언과는 별도로, 개편안이 요원들의 활동 제한을 대폭 축소하는 방향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밝힌 정부 관계자는 법무부가 목요일 FBI가 현장에서 어떤 방식으로 수사를 진행할 것인가에 관해 중요한 변화들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법무부는 요원들의 수사를 제한해 온 법무부 장관 지침을 개정할 것으로 보인다.

뮬러 국장은 FBI의 정보 분석 능력과 요원을 확충해야 한다며 FBI 조직 개편안에 관한 광범위한 변화를 간접적으로 언급했다.

요원 5백20명 부서 이동

한 소식통은 9·11 테러 후 FBI가 수집된 정보를 분석할 능력이 부족하다는 문제점이 드러났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조직 개편안이 5백20명의 요원을 범죄 수사에서 테러 방지로 돌린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고 전했다. 또 FBI는 9월까지 9백 명의 신규 요원을 채용할 예정이며 이들 대부분은 대(對) 테러 임무에 투입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조직 개편안에는 테러리즘을 수사할 새로운 테러 전담팀을 FBI본부 내에 설치한다는 내용도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전에는 다양한 부서의 요원들이 테러에 대한 수사를 담당해왔다.

정부의 한 관리는 새로 신설될 대 테러 전담팀에는 현장 수사를 지원하기 위해 파견되거나 현장에 요원이 없을 경우 투입되는 신속 대응팀과 같은 부서들이 포함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리는 FBI와 중앙정보국(CIA) 간의 협조도 강화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 소식통이 지난 주말 밝힌 바에 따르면 CIA가 테러와 관련된 정보를 분석하는 FBI를 돕기 위해 더 많은 요원을 지원하는 방식이 도입된다. CIA 고위 간부와 25명의 분석요원들도 정보 수집을 강화하기 위해 워싱턴의 FBI 본부로 파견된다. 또 FBI가 수집한 단서가 과소 평가되었는지를 판단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FBI가 수사중인 테러리즘 사건을 검토하기 위해 미국 도시에 CIA의 또 다른 분석 요원들이 파견될 예정이다.

이에 덧붙여 정부의 한 관료는 FBI 요원들이 정보 흐름을 관리하기 위해 CIA의 대 테러 본부에 파견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 정보위원회 상임위원장인 공화당의 포터 고스 하원의원은 지난 주말 CBS와의 인터뷰에서 "오랫동안 FBI 인력을 이용하는데 우선순위가 잘못 적용되어 왔다고 생각한다"며 "정보 기관은 조직적인 범죄를 억제하는 데 훌륭한 역할을 해왔지만 현재는 상황이 변했다"고 밝혔다.

고스 의원은 "나는 지금이야말로 헌법의 테두리안에서 오늘날 실재하는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 어떻게 하면 FBI가 자신들의 능력을 적절히 조정할 수 있을지 폭넓고 심도있는 고민을 해야할 시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보고된 정보를 종합하면 다가올 테러범들의 공격을 예측할수도 있었다는 것이 밝혀진 후, 대다수 의원들은 정보기관이 9·11테러 사전에 수집된 정보를 잘못 처리했다고 비난했다.

의회는 미네소타 FBI 요원 콜린 로윌리가 작성한 메모에 대해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지난주 뮬러 국장에게 보내진 로윌리 요원의 메모는 프랑스 태생으로 비행학교 학생인 테러 용의자 자카리아스 무사위를 수사하기 위한 미네아폴리스 지부의 노력이 워싱턴 FBI 본부의 방해를 받았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무사위는 9·11 테러가 있기 약 3주 전 불법 이민 혐의로 체포됐었다. 그러나 당시 정보기관은 그를 20번째 비행기 납치범으로 의심된다는 의견을 밝혔다. 무사위는 비행기 납치와 관련해 6건의 공모 혐의를 받고 있었다.

뮬러 국장은 조사를 위해 로윌리의 메모를 법무부 조사 담당관에 보냈다. 정보기관의 테러 방지 실패를 조사하고 있는 여야 합동 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로윌린의 메모를 그들의 조사 내용에 포함 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한 의회 소식통은 FBI내의 인력 이동과 관련 4백명의 마약 단속반 요원들이 테러 부서로 이동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FBI가 미 마약단속반(DEA)을 대신해 수행하던 임무를 포기하고 더 이상 마약단속에 관련된 대규모 수사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 소식통은 전문직 범죄 수사반에서 60명, 강력 범죄 수사팀에서 60명의 요원이 부서를 이동할 것이라고 전했다.

WASHINGTON (CNN) / 박치현 (JOI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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