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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능성 게임 산업, 한국이 최적의 조건 갖췄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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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정부와 게임은 서로에게 ‘가까워지기엔 너무 먼 당신’으로 여겨진다. 청소년의 게임 과몰입 같은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높은 한국에서는 더욱 그렇다. 하지만 미국 교육부 법률위원장을 지낸 찰스 패트릭 로즈(56·사진) 박사의 생각은 달랐다. 그는 “게임회사들이 정부의 정책 입안자들을 고객으로 여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기콘텐츠진흥원이 26일까지 고양 킨텍스에서 개최한 기능성 게임 박람회 ‘굿게임쇼’ 참석차 방한한 그를 24일 만났다. 올해로 5회째인 이 행사에는 250개 게임업체가 참여해 5만여 명의 관객을 모았고 1511만 달러(약 171억원) 수출 실적을 올렸다.

 -법학 박사인데 게임에 관심을 갖게 된 이유는.

 “게임이 교육의 질을 높이기 때문이다. 2009년부터 오바마 정부의 정책 자문을 맡아 미국 전역의 학교를 방문했는데, 주별로 재정환경과 교육환경이 천차만별이었다. 격차를 줄이는 데는 기술 활용이 필수인데, 아이들의 학습 참여도를 높이는 기능성 게임이 그 핵심이다. 오바마 정부는 이 부분에 관심이 많다.”

 -미국의 교육용 게임 활용 현황은.

 “1만5000개의 지방교육청마다 정책이 제각각이라 연방정부의 재량권이 적다. 그래서 기능성 게임을 잘 활용하는 지역에 정부 보조금을 지급하는 식으로 동기를 부여한다. 조건은 민간 게임업체와 연계한 프로그램을 교과 과정에 도입하는 것이다. 게임은 차세대의 교과서가 될 거다.”

 -한국 게임업계를 접한 소감은.

 “한국은 기능성 게임 발전에 최적의 조건을 갖췄다. 삼성·LG·오콘 같은 성공사례가 있고 젊은이들의 사업 자질이 뛰어나며, 모바일 환경도 세계 최고다. 무엇보다 중앙정부가 교육정책을 추진한다. 게임업계가 이 점을 활용해야 한다.”

 -정부와의 소통을 말하는 건가.

 “한국 게임업체는 자신들의 고객이 학생이라고 생각하고 있더라. 청소년들이 게임을 하니까 그렇다는 거다. 시장과 고객을 그런 식으로 제한하면 성장할 수 없다. ”

 -한국에서는 게임 과몰입에 대한 우려가 크다.

 “미국도 비슷한 문제는 있다. 하지만 이미 모바일이 보편화됐고 이를 어떻게 교육적으로 잘 활용하느냐가 관건이다. 기회를 이용하는 것은 우리에게 달렸다.”

심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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