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헬스코치] 키 크는데 도움되는 성장 호르몬 훈련법

중앙일보

입력

[박민수 박사의 ‘9988234’ 시크릿]

가정의학과 전문의
박민수 박사

어떻게 하면 아이의 키를 키울까 하는 고민은 우리 나라 엄마들에게는 아이들의 학업성적 못지 않게 중요한 문제이다.

소아비만 아이들을 치료할 때도 엄마들이 정작 더 기분 좋아하는 것은 살이 빠지면서 학업성적이 올라가고 키가 큰다는 사실이다. 지나친 키에 대한 집착이 아이와 엄마에게 바람직하지 않은 스트레스가 될 수 있다고 타일러도 키에 대한 집착은 쉽게 꺾이지 않는다. 커야 할 시기가 정해져 있고, 이 기간이 지나면 키가 크지 않는다는 비가역성에 대한 두려움과 더불어 키에 대한 사회적 선입견이 매우 강하기 때문이다. 아이들의 후천적 키의 기여도는 사춘기를 전후한 3-4년 사이에 거의 결정된다. 사춘기의 절정인 초경과 고환발달의 완성이 이루어지면 성장은 거의 종료 단계에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더불어 우리 나라에서는 ‘키’를 매력기준이나 자기관리의 결과로 보는 경향 또한 팽배하다. 키가 작으면 사회적으로 성공해도 성공한 것이 아니라는 어떤 어머니의 비장한 한마디가 떠오른다.

키의 성장에는 호르몬이라는 내재적 추진자와 뼈와 근육이라는 골격이 상호작용한다. 호르몬이 밀어서 뼈와 근육이 달려나가는 것이다. 특히 뼈 끝의 성장판이라는 특수부위의 활성화가 키 성장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키가 또래에 비해 크다는 것은 동일기간에 성장판의 길이성장이 또래의 평균을 넘어선다는 것이다. 반면 뼈의 길이 성장이 활발해도 근육이나 인대 등의 지지대가 부실하면 키는 자라는데 제한을 느낀다. 근육의 원료가 되는 단백질, 칼슘, 지방 등의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해야 하는 이유이다.

성장판을 자극하는 호르몬을 성장호르몬이라고 하며 성장호르몬은 총괄적인 의미의 성장호르몬과 협의의 성장호르몬이 있다. 총괄적인 의미의 성장호르몬은 성장에 영향을 미치는 호르몬을 가리킨다. 태어나서 영유아기에 주로 작용하는 호르몬은 갑상선 호르몬과 성장 호르몬이고 사춘기 전까지 작용하는 호르몬은 성장호르몬이다. 사춘기에는 성장 호르몬과 성 호르몬이 상호 상승작용을 하여 키를 키운다. 협의의 호르몬은 말 그대로 성장 호르몬 주사로 알고 있는 성장 호르몬이다.

따라서 키 크기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성장호르몬의 생성과 분비를 원활하게 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이 필요하다. 그런 노력들로 운동, 영양, 수면이 강조된다. 그런데 우리가 흔히 잘 모르고 있지만, 성장호르몬의 분비에 영향을 미치는 가장 중요한 요소중의 하나가 긍정적이고 규칙적인 활동이다.

몸과 마음을 고양시키면 키를 성장시키는 성장호르몬(growth hormone), 기분을 좋게 하는 엔돌핀, 학업 집중력을 높이고 우울증을 막아주는 세로토닌이 활발히 분비된다. 반면 아이가 여러 가지 힘든 일로 스트레스를 받으면 스트레스호르몬인 코티솔이 분비되고 코티솔은 같은 원료를 쓰는 성장호르몬의 분비를 감소시킨다. 즉 스트레스 상황에 대처하기도 바쁘니 성장할 여력이 없다는 말이다.

호르몬의 가장 중요한 작동원리는 피드백 시스템이다. 말초 표적기관에서 많이 분비되어 혈액에서 많이 검출되면 자극호르몬이 감소되어 분비량을 줄이고 표적기관에서 부족하다고 신호를 보내면 자극량을 늘린다. 이 피드백 시스템으로 인해 우리 몸은 항상 균형을 맞추게 되는데 여러 가지 원인으로 자극호르몬과 분비호르몬의 상호교통시스템이 깨어지면 병이 오게 된다. 일례로 아침밥을 지속적으로 먹지 않는 아이들이나 어른들은 식욕을 자극하는 호르몬인 그렐린의 농도가 낮아져 있다는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식전에 꼬박꼬박 분비되어 배꼽시계 역할을 하는데도 불구하고 계속 음식을 들여보내주지 않는다면 헛수고를 계속 할 필요가 있겠는가? 호르몬도 두 손을 들고 만다. 종합하면 피드백 시스템의 존재는 반대로 말하면 우리가 호르몬을 훈련에 의해 호르몬을 조절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즉 테레사 효과는 선행을 간접 경험하는 것만으로 긍정적인 호르몬과 면역계가 활성화된다는 호르몬훈련의 대표적이 예이다.

그렇다면 키를 키우는데 도움이 되는 호르몬 훈련법은 무엇인가?

많은 훈련법들이 있겠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좋은 훈련법은 봉사활동이라고 본다. 봉사활동은 가장 몰입적이고 집중화된 긍정적인 호르몬 분출 훈련법이다. 즉 나누는 마음은 가장 선하고 긍정적인 생각과 행동이기 때문에 이 기간 동안 성장호르몬은 강화되고 스트레스 호르몬은 악화되는 것이다.

더불어 나눔과 봉사는 아이들 스스로를 돌아보게 하는 습관교정의 효과도 가진다.
금번에 내가 필리핀 의료봉사를 갔을 때 함께 했던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식습관 교정효과도 보았다. 먹을 것이 부족해 영양실조에 걸린 필리핀 원주민 앞에서 음식의 고마움을 느끼지 못하는 아이들은 없었다. 자기만을 중요시했던 근시안적인 시야에서 벗어나 봉사활동은 남을 돕는다는 기쁨 외에도 자신이 살아가야 할 세상의 반경을 넓힌다는 긍정적인 마음훈련의 효과도 곁들여진다. 이 모든 봉사의 바탕에는 봉사학점 채우기가 아니라 스스로 돕고 싶다는 자발적인 이타심이 깔려있어야 한다.

금번 필리핀 의료봉사에 우리 아들과 함께 했던 또래 친구 한 명은 작년에 봤을 때보다 훨씬 컸다. 얼핏 봤지만 또래의 같은 기간 성장속도의 1.5배에 육박하는 것 같았다. 중 1인데 170cm에 육박하였다. 우리 아들도 많이 큰 편인데 거의 배로 더 큰 것 같아 부러운 마음에 아이의 엄마에게 넌지시 비결을 물었다. 작년 한 달간 여름캠프에 보냈는데 그 기간과 직후에 집중적으로 키가 컸다고 한다. 캠프 기간 동안의 규칙적인 기상 및 입면시간이 몸에 배고 인스턴트 음식은 손에 대지 않고 건강식으로 꼬박꼬박 먹었기 때문이리라. 물론 그 기간 동안 스마트폰이나 게임으로부터 멀어진 것도 커다란 수확이리라.

규칙성과 긍정성이야 말로 아이의 몸과 마음, 뇌를 키우는 최고의 재료이다.

박민수 가정의학과 전문의

박민수 박사의 '9988234' 시크릿 칼럼 더 보기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