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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 신예 스타들 줄줄이 쓴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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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수많은 신예 스타가 탄생했다. 조훈현9단을 꺾고 박카스배에서 우승해 신인상을 받은 송태곤3단, 농심배 4연승에 빛나는 박영훈3단, 프로입단 1년 만에 조훈현9단과 기성전 도전권을 다퉜던 윤준상초단, LG배 세계대회 4강까지 뛰어오른 원성진4단, 프로입단 두달 만에 삼성화재배 세계대회에서 세계32강에 끼였던 박진솔초단 등….

그러나 2003년의 첫 무대라 할 37기 왕위전 예선전에서 이들은 모두 탈락했다.'왕위전의 사나이'로 불리는 유창혁9단도 탈락의 쓴잔을 마셨다.

1백79명의 예선 참가자들에게 주어지는 본선 티켓은 단 4장. 누가 누구 칼에 맞을지 모르는 3주간의 혈전 끝에 본선행 열차에 올라탄 기사의 이름은 안조영7단.유재형5단.박정상3단 3명이다. 아직 끝나지 않은 나머지 한조에선 김주호3단과 서능욱9단.루이나이웨이(芮乃偉)9단 등이 각축 중이다.

중앙일보가 주최하는 전통의 왕위전은 올해로 37년째다. 예선전은 1차와 2차로 나뉘어 치러진다. 고단자들을 강자로 인식해 우대한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정반대였다. 신예들이 운집한 1차예선이 2차보다 더 힘들고 치열했던 것이다.

위에 열거했던 2002년의 스타들 역시 대부분 같은 신예들에게 당하고 말았다. 박진솔초단은 1차에서 여류기사인 권효진3단에게 꺾였다. 윤준상초단은 최근 입단한 김형환초단에게 져 탈락했고 박영훈3단은 원성진4단에게 져 고배를 마셨다.

원성진은 2차예선에 올라갔으나 무명의 유경민3단에게 지고 말았다. 2002년 신인왕 송태곤3단은 바둑학 교수인 정수현9단에게 패배해 탈락했고 유창혁9단은 박정상3단에게 무너졌다.

박정상3단은 2001년에 크게 활약해 유망주로 떠올랐으나 기대에 대한 부담감 탓인지 지난해엔 잠시 저조했다. 그러나 올해는 결승에서 최철한5단을 꺾고 본선 티켓을 손에 넣으며 출발을 매섭게 장식했다.

유재형5단은 2000년도에 박카스배에서 이창호9단을 꺾고 결승까지 치고 올라갔다가 이세돌3단에게 첫 타이틀을 내줬던 인물. 이번 왕위전 예선 결승에선 목진석6단을 물리치며 새로운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안조영7단은 각종 기전에서 세번이나 도전기를 치르는 등 탁월한 실력에도 불구하고 왕위전에선 아직 도전권 근처에도 가보지 못했다. 그러나 올해는 이희성4단을 누르며 비교적 순조롭게 본선에 나서며 의욕을 불태우고 있다.

현재 왕위 타이틀은 이창호9단이 7연패 중이다. 본선리그엔 조훈현9단.서봉수9단.이세돌3단.조한승5단 등 4명이 잔류 중이며 이들과 예선통과자 4명이 합류, 본선리그를 펼쳐 1위가 도전자가 된다.

박치문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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