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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 17만인데 손님이 6만 고택까지 숙소로 내준 안동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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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24일 개막하는 ‘2013전국생활체육대축전’으로 인구 17만 명의 안동시가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생활체육 동호인이 전국적으로 1800만 명이나 되는 데다 13회를 맞는 올해 대회에만 17개 시·도의 선수단 2만여 명이 출전하기 때문이다. 거기다 올해는 전국어르신대회와 통합했고 4개국 100여 명의 재외동포도 처음 참가했다. 자원봉사자까지 더하면 참가인원은 6만 명 가깝다. 전국체전과 쌍벽을 이루는 규모다. 안동시로서는 시 승격 50년 만에 처음 치르는 큰 스포츠행사다.

 안동시는 숙박시설 마련에 어려움을 겪었다. 안동지역에 산재한 온갖 형태의 숙소가 다 동원돼 한꺼번에 5550여 명을 맞아들였다. 모텔·여관은 기본이고 학생 야영장, 휴양림에 문 닫은 학교의 기숙사도 가세했다. 엘리베이터 등 상대적으로 뛰어난 시설을 갖춘 모텔은 장애인 선수단에 우선적으로 돌아갔다. 또 장애인 선수단용 모텔 24곳은 진·출입 불편을 없애기 위해 휠체어 경사로도 만들어졌다.

 골골이 들어선 고택도 선수단 숙소로 빗장을 풀었다. 고택에만 150여 명이 들어갔다. 수애당에는 강원도 생활체조팀과 광주 택견팀이, 치암고택과 오천군자마을에는 미국과 중국의 동포들이 숙박했다. 축전을 치르며 안동의 고택을 국내외에 알리는 일석이조의 기회였다.

 안동시 이원경 생활체육담당은 “참가자들이 1인당 10만원씩 대회 기간 적어도 160억원을 안동에서 쓸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안동지역 음식점 530곳은 1만2700여 명이 아침식사를 할 수 있도록 준비했다.

 흥미로운 선수들도 많다. 패러글라이딩 종목의 현시천(83)씨와 100m 달리기의 손기호(84)씨 등 80대 고령자가 대표적이다. 현씨는 비행 기록이 800회 이상 이르고 손씨는 지금도 100m를 15∼16초에 끊는 ‘총알탄 할아버지’로 불린다. 축전 기간 실경뮤지컬 ‘퇴계연가’ 공연 등 다양한 문화행사도 열린다.

송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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