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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 가정교육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미공보환 기획과장= 알렌·B·크로갠 씨
3년6개월의 한국 생활이지만 미공보원 기획과장 「알렌·B·크로갠」(37)씨는 한국말을 이해한다.
가족은 부인과 2남1너. 쉴새 없이 「파이프」를 물고있는 「크로갠」씨의 인상은「말없는 미국인」이다. 부인은 미술과 출신. 온 벽에 어머니 그림 아이들 그림이 가득하다. 장남 「대니」군(8·외국인학교2년)은 야구를 아주 즐긴다. 가끔 심심할 땐「드럼」을 두드리기도. 말수 없는 2남 「데이비」군(6·외국인학교1년) 외딸 「데리아」양(5·유치원). 어머니는『명랑하고 활동적인 아이』라고 한다. 생활 습관이 다른 외국인 가정.
아주 자연스럽고 또 자연스럽다. 뒹굴며 책을 보거나 다칠 만큼 장난친다.
오랜 외국 생활로 큰아들 「대니」군만 고향 「캘리포니아」에서 태어났고, 「데이비」군은 타이, 「데리아」양은 「버마」에서 출생했다.
『아마 이번 아기는 한국에서 낳을 것 같습니다.』고 조용한 아버지도 웃어 버린다.
아이들이 다니는 외국인 학교의 사친회 회장이기도 한 「크로갠」씨는 미국학부형의 역할을 설명했다.
『국내에서 사친회가 교과 과정까지 영향력을 갖고 있지만 이곳 사친회는 교사와 학부형 사이의 친밀을 갖도록 합니다. 본토에서 부임해 오는 선생의 임기는 1년이고 한국에 거주하는 분 중에서 2∼3년 맡아 교육합니다.
가끔 학교 예산이 불충분하면 사친회에서 영사기등 특수 교육 자료의 자금을 마련합니다.』
이들 학교는 입학시험을 위한 과외란 없고 뒤떨어진 과목을 보충하는 「섬머스쿨」제가 있다. 중학교도 공립학교에서 만학구제, 생활수준에 따라 거주구역이 다르고 자기의 생활에 맞춰 학교를 선택하는 곳이다.
『저희가 어린이 교육을 위해 가장 노력하는 것은 책 읽는 습관을 길러주는 것입니다. 책을 읽게 해서 많은 학문을 잘 이해하고 잘 선택하도록 능력을 길러줍니다.
책을 통해 중점적이고 탄력성 있는 지식을 갖추도록 하고 자기 적성에 맞는 직업의 소질을 일깨워 줍니다.』 아이들의 종교에 대한 생각도 매우 신중하다. 아버지 어머니는 천주교 신자. 그러나 아이들은 종교에 대한 인식을 할 나이까지는 어떤 신앙도 갖지 않게 한다.
『천주교는 우리가 믿는 것이지 그들이 어릴 때부터 같이 믿어야 할 이유가 없읍니다.』 「부모」라는 위치에서 아이들에게 개입하지 않으려고 애쓴다.
현재 용돈은 주급제. 매인당 25「센트」씩.
「테이블」소제, 접시 닦기, 풀 청소 등 반드시 집안 일을 한 댓가로 치러준다.
세 아이의 나이 차가 없어 대학 때 돈이 많이 들겠다고 아버지는 지금부터 걱정스런 표정. 아마 부부끼리 늘 의논하는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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