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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북한 사설

미·중 정상회담과 김정은 특사 방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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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다음 달 7, 8일 캘리포니아의 휴양지 란초 미라지에 있는 서니랜즈에서 만난다. 시진핑 체제 출범 이후 첫 미·중 정상회담이다. 두 사람의 회동에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북한 문제도 주요 의제로 다뤄질 게 확실시되는 만큼 우리로서도 촉각을 곤두세우지 않을 수 없다. 북한과 한반도 문제 해결을 위한 역사적인 전기가 서니랜즈 회담에서 마련될 수 있도록 박근혜 정부는 미·중을 상대로 고도의 외교력을 발휘해야 한다.

 박 대통령은 이달 초 미국 방문에서 한·미의 굳건한 대북 공조를 재확인했다. 대북정책에 관해 오바마 대통령과 공감대도 형성했다. 하지만 시 주석과의 회담은 다음 달 말께나 가능할 전망이다. 서니랜즈 회담에 앞서 박 대통령은 시 주석에게 북한과 한반도 문제에 대한 우리의 입장을 확실하게 전달할 필요가 있다. 북한의 비핵화 및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위해서는 미·중이 함께 나서야 하고, 특히 중국의 역할이 결정적이란 점을 납득시켜야 한다.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에 입각한 북한과의 대화 의지도 설명해야 한다.

 북한 핵을 머리에 이고 사는 우리가 느끼는 절박성을 미·중에 기대하는 것은 무리다. 더구나 두 나라는 북핵 피로감에 젖어 있다. 북한 핵을 포함한 한반도 문제 해결을 위해 두 나라가 적극 나서도록 우리가 앞장서서 동력과 명분을 제공하는 수밖에 없다. 북·미 수교, 평화체제 수립, 경제 지원, 북한의 핵 포기를 연계하는 다양한 아이디어를 제공하고, 북한과 빅딜을 하도록 두 나라를 설득해야 한다.

 북한도 움직이기 시작했다.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최측근인 최용해 인민군 총정치국장이 특사 자격으로 어제 베이징을 전격 방문했다. 장거리 로켓 발사와 3차 핵실험, 위협적 수사(修辭)로 조성된 대치 국면을 타개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우리도 발 빠르게 움직여야 한다. 박 대통령은 오바마 대통령과 시 주석에게 전화를 하고, 필요하면 친서도 보내야 한다. 외교팀도 총력전에 나서야 한다. 박근혜 정부의 외교력이 시험대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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