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촉각문명」앞장서는 TV전화|「기업통신」에 제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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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동경=강범석 특파원>일본의 유수한 전기 「메이커」인「도시바」(동지)는「텔리비젼」영상에 비친 상대방을 서로 보며 통화하는「텔리비젼」전화의 새「모델」(동지「뷰·폰·모델」500)을 개발하여 지난 17일부터 수주생산에 들어갔다.
미국에 이어 이웃 일본은 당대의 「촉각문명」(맥루한)에 대응하는 통신혁명에 첫발을 내딛고 있다.

<화상대와 전화기 한데묶어>
일본의 전기 「메이커」들이 겨루어 「텔리비젼」 전화를 개발하여 열매를 맺기 시작한 것은 4년전 부터. 지난해말 「일본전기」(NEC)가 처음으로 「텔비비젼」전화를 상품으로내놓은데 이어 「부사통」이 지난 3윌 스스로의 「모델」을 만들어냈고 「동지」의 「모델500」은 세번째가 되는데 종래의 것이 화상대와 전화대가 따로 되어 있던 것과는 달리 두부분을 한데 묶었고 부피도 여느 전화「세트」와 다름없을 만큼 압축시켜 실용성을 높인 것이 특징이 되고있다.
「텔리비젼」전화의 능력은 ①「다이얼」조작에 따라 통상전화와 「텔리비젼」전화를 자유로이 선택하여 활용할 수 있다 ②참석자들이 한곳에 모일 것없이 회의진행이 가능하다(가령 수신대 20대를 한「세트」로 한「텔리비젼」전화의 경우 20명이 따로 집무하면서 회의형식의 토의를 가질 수 있으며 한사람이 딴19명에게 동시에 통화와 화상을 보낼 수 있는 한편 「다이얼」조작으로 회의중 임의의 상대와 만도 교신할 수 있다)는 점이 꼽히고 있다.
이렇듯 현 단계의 「텔리비젼」전화는 경영에 있어서의 「커뮤니케이션」수단으로 활용한다는데 안목이 두어지고 있으며, 지난해부터 한발 앞서 실용단계에 들어선 미국에서도 대기업체의 「경영합리화」의 방편으로만 쓰여지고 있는 실정이다.
시장성에 비추어서도 끝내는 가정용으로까지 실용화되어야겠고 또 문명의 이기를 다투어 쫓는 현대의 소비성향에 미루어 그렇게 될 것이 틀림없겠으나, 그러면 언제쯤 가서 일본이 가정실용화의 단계에 이를 것이냐에 대해서는 이곳 「메이커」들은 그 앞날의 어림조차 잡지 못하고 있다.

<새 전선망 없어 아직 구내용>
첫째「텔리비젼」전화는 통화자의 목소리와 화상을 한꺼번에 담아야하기 때문에 목소리만을 흘려보내는 현재의 전화선망을 그대로 활용할 수 없으며 「텔리비젼」전화를 일반화하기 위해서는 따로 전선망을 펴야하겠기 때문이다. 이것은 한나라의 통신정책에 속하는 문제이다.
「동지」가 이번 시장에 내놓은「모델500」도 임의수의 말단장치와 한대의 전용교환기를 전용회선으로 접속시킨 「구내용」.
둘째는 그 값이다. 「모델500」의 경우 한대에 일화 40만원(한화 30여만원) 10대를 한「세트」로 묶으면 설치비를 곁들여 5백만원이 홋가되고 있다. 일본의 「텔리비젼」수상기는 현재 2천만대를 돌파하여 소비는 이미 한순배 돈 지가 오래지만 값은 5만원전후(흑백19인치)이다.
「텔리비젼」전화의 「메커니즘」은 「텔리비젼」의 그것과 다름이 없다는 것. 간단히 설명하면 화상대부분에 일반 「텔리비젼·카메라」의 구조와 작용을 지닌 「비지콘」(제상관)이 끼어있을 뿐이라는 것이다.

<유망한 시장은 기업체 될 듯>
「텔리비젼」이 출현했다고 해서 「라디오」를 쫓아낼 수 없었던 것과 같이 「텔리비젼」 전화가 보급된다 치더라도 통상전화에 깡그리 대체될 수는 없을 성싶다. 전자계산기(콤퓨터) 와 같이 기업체를 대상으로만 시장이 개척될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일본의 「텔리비젼」전화 「메이커」들은 그 보편성을 띤 실용도와 한정없는 인간의 욕구로해서 「텔리비젼」전화시대의 도래를 믿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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