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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리더에게 묻는다] 서상기 국민생활체육회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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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대한민국 갈등 비용이 연 300조원이라고 한다. 생활체육은 다치고 상처 난 한국 사회의 응급처방 역할을 할 것이다. 온 국민이 체육을 통해 밝고 활기찬 생활을 누릴 수 있도록 법적·제도적 지원을 하겠다.”

 지난 4월 제9대 국민생활체육회장에 취임한 서상기(67) 회장은 3선 국회의원이다. 그는 안전행정부 장관으로 입각한 유정복(56) 전 회장의 바통을 이어받았다. ‘물 좋은 국민생활체육회장 자리를 새누리당 의원끼리 대물림한다’는 비판도 나온다.

 하지만 서 회장은 ‘생활체육인’을 자처한다. 그는 “매주 일요일 지역구(대구 북을)에 있는 함지산에 오른다. 국회 지하의 피트니스센터를 자주 이용하는 의원 다섯 명 중 한 명일 것이다. 거기서 매일 2~3㎞를 걷고 근력운동을 1시간씩 한다. 피트니스센터 출석률로 보면 국회의장도 할 수 있다”며 허허 웃었다. 지난 6일 서울 방이동 올림픽테니스코트에 있는 국민생활체육회 사무실에서 서 회장을 만났다.

 -국민생활체육회를 맡게 된 계기는.

  “2009년부터 전국프리테니스연합회장을 맡고 있다. 생활체육은 결국 돈과 공간의 문제 아닌가. 탁구와 테니스의 중간쯤 되는 프리테니스는 작은 공간에서 적은 비용으로 즐길 수 있는 뉴스포츠다. 국민생활체육회장이 공석이 되자 주위에서 내게 권유했다. 처음에는 고사했지만 생활체육의 중요성을 아는 사람이 하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

 -정치인이 체육 단체장을 맡는 것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이 많다.

  “내가 다선 의원이기 때문에 정치적 의미를 배제할 순 없을 것이다. 생활체육 인구가 1000만 명이 된다면 체육 원로나 학계, 재계에서 회장이 나와도 된다. 그러나 지금은 생활체육의 중요성을 정치권에 알리고 예산을 타내는 게 중요하다. 정부·국회·지역사회와 소통하고 영향력도 발휘해야 한다.”

  -작은 스포츠에 관심이 많은 것 같다.

  “현재 생활체육 인구는 360만 명으로 파악된다. 이를 2017년까지 1000만 명으로 늘리는 게 우리 목표다. 그러나 축구·야구 등 인기종목만으로 생활체육 인구를 늘릴 방법이 없다. 걷기·달리기·스포츠댄스·국선도 등 작은 투자를 통해 큰 효과를 볼 수 있는 종목을 확대해야 한다. 엄마와 아들이 같이 할 수 있는 스포츠, 큰돈 들이지 않고 가까이서 즐길 수 있는 프리테니스가 좋은 예다.”

 -운동을 하고 싶어도 할 데가 없다는 사람들이 많다.

  “공공체육시설의 야간 개방, 학교체육시설의 주민 이용 확대 등을 추진해 나가겠다. 또 4대 강 유역 수변공간을 활용해 체육시설을 확충하는 것도 좋은 방안이다.”

  -국민생활체육회 예산을 늘릴 방안이 있나.

  “내가 할 일 중 가장 큰 일이다. 생활체육이야말로 세금을 가장 가치 있게 쓰는 일이다. 2010년 의료비가 GDP 대비 6.9%였는데 2020년엔 10%로 급증한다. 생활체육이 의료비를 크게 줄일 수 있다.”

  국민생활체육회는 2005년부터 ‘스포츠 7330(일주일에 3회, 하루 30분 이상 운동)’ 캠페인을 벌여 큰 성공을 거뒀다. 일반인 대상 인지도가 29.5%에 이른다. 지난해부터는 ‘운동은 밥이다’라는 매력적인 슬로건을 내걸었다. 서 회장은 “운동은 밥이고 약이다. 건강을 지키는 게 국민행복시대를 여는 첫걸음”이라고 강조했다.

정리=김식 기자
만난 사람=정영재 스포츠데스크
사진=강정현 기자

◆서상기 회장=1946년 대구 출생. 경북중·경기고·서울대(재료공학과)를 졸업했고 미국 웨인주립대학교에서 석사, 드렉셀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제17대 총선에서 한나라당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했고, 18·19대 지역구(대구 북을) 의원에 당선됐다.

◆국민생활체육회=생활체육 활성화를 위해 1991년 출범한 민간단체. 산하에 17개 시·도별 생활체육회, 65개 종목별 연합회가 있다. 산하 단체의 등록 인원은 총 360만 명에 이른다. 국민체육진흥기금으로부터 예산(2013년 428억원)을 받아 집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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