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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가 2·7%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해마다 돌아오는 봄은 봄마다 새롭다. 우리집 앞마당에는 몇그루의 장미가 있다. 봄빛이 따뜻해 감아주었던 새끼와 짚을 걷어준다. 가지마다 벌써 붉은 싹이 움터오른다. 이 움터오는 새싹에 멀지않아 화려하게 피어오를 꽃송이를 그려본다. 잘 보호된 가지마다 튼튼한 싹이 돌고 좋은 꽃을 가져오나 보다. 서울의 골목길을 가끔 걸어본다. 잘 보호되지 못한 이 나라의 쌀들이 살인「비닐」봉지「주스」, 독한색의 값싼 과자부스러기, 아름답지못한 말로 엮어진 동화속에서 그리고 이해없는 어머니의 신경질과 매질속에서 시궁창의 오물이 넘쳐흐르는 좁은 골목길과 살인자동차 앞에서 오글오글 자라고 있다. 이러한 이나라의 새싹들위에 피어오를 나라의 장래를 그려본다. 참으로 기막히고 딱한 노릇이다.
우리나라 경제를 전문하신다는 어느분의 말을 기억해본다. 우리나라 인구증가율이 연2·7%, 대구만한 도시의인구가 매해늘어난다고했다. 쌀과 다른곡식을 아무리 좋은방법으로 논과 밭에서 가꾸어 거두어 들여도 연간1억5천만불어치식량을 다른나라에서 들여와야한다고했다. 아무리 공장을세워도 경제성장율이 인구증가율을따라가지못해 우리들은 가난하게 살수밖에 없다고했다. 참으로기막힌노릇이다. 「다이어먼드」나 금은 많지 않아서 귀한가보다. 사람이 많아서 사람값이 띨어지고 어린이들이 많아서 학대를 받나보다. 2·7%가 문제가 되는 숫자인가 보다.
서울시에서 주택난을 좀 풀어보겠다고 무슨 큰「아파트·빌딩」을 세웠다고한다.
집없는 사람들이 여기에 사는것이 아니라 어느훌륭한분들이 국민의 가난속에서 짜낸 세금으로 2억원이나 들여 사무실을 세 내고 화려하게 꾸미고 들어가신다고했다.
참으로 기막히고 딱한 노릇이다. 말라가는 이나라의 새싹들을위해 탁아소, 어린이도서관, 어린이놀이터, 유치원을 하나에 1천만원만 들인다면 20군데나 세울수 있지않을까?이런부질없는생각을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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