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전재윤 세브란스 체크업 원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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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치료 성적을 높이는 가장 중요한 것은 ‘조기 발견’이다. 암을 발견하는 시점이 곧 생존율과 직결된다. 정기 검진이 중요한 이유다. ‘세브란스 체크업’ 전재윤 원장(소화기내과 교수·사진)에게 암 검진에 대해 궁금한 점을 물었다.

-암 치료에 조기발견이 왜 중요한가.

 “옛날에는 암에 걸렸다고 하면 그냥 죽는가보다 하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은 달라졌다. 치료법이 발달한 것도 일조했지만 조기발견 덕분이다. 증상이 없어도 정기검진을 하는 문화가 만들어져 초기에 암을 찾아내는 분이 많다. 암은 조용한 살인자 같아서 증상이 느껴지면 이미 전이가 된 3~4기 이상이 많다. 초기 암은 대부분 완치할 수 있다. 암이 설사 있더라도 빨리 발견해 제거하고, 재발하지 않도록 정기검진으로 꾸준히 관리하면 된다.”

-검진은 얼마에 한번씩 해야 하는지.

 “암마다 조금씩 다르다. 한국인에게 가장 많은 위암은 60세 이상에서 1년에 한번씩 검진 받는다. 60세 이하면 너무 자주할 필요는 없다. 2년에 한번씩 하되, 단 가족력이 있는 고위험군은 1년에 한 번씩 검진 받는 게 좋다. 대장암은 일반적으로 생애에 한번 검진(대장내시경)을 하고, 별 이상이 없으면 5년에 한번씩 검진 받으면 된다. 용종이 한 번 발견된 분은 50~60대 이상에서 3년에 한 번 검진 받으면 된다. 간암은 바이러스 유무가 중요하다. B형이나 C형 바이러스가 있다고 하면 최소 6개월에 한번씩 복부초음파와 혈액검사를 받아야 한다. 보유자가 아니라면 간암에 대해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 단, 술을 많이 마신다면 알코올성 간암으로 진행할 수 있으므로 1년에 한번씩 초음파를 받는다. 보통 일반검진에서 간기능검사를 하는데 말 그대로 간기능을 검사하는 것이지 간암 검사는 아니다. 간암이 있어도 기능은 정상으로 나올 수 있다. 이 수치를 기준으로 삼으면 안된다.”

-유방암이나 자궁암은 어떤가.

 “자궁암과 유방암은 보통 1년에 한번 정도 검사 받는 게 좋다. 단, 모든 암이 그렇듯 가족력이나 양성종양 등이 있다면 더 자주 검사 받는 게 좋다.”

-검진 후 추적관리가 중요한 이유는.

“건강검진의 목표는 문제가 되는 것을 개선하는 데 있다. 대장암에서는 용종, 위암에서는 위축성 위염(표재성 위염은 암 위험 높지 않음), 자궁경부암은 인유두종바이러스가 암 발생 가능성을 높인다. 이런 것들이 발견되면 식생활습관을 개선하고, 꾸준히 정기검진을 받아 암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검진 시 반드시 고려해야 할 사항은.

 “해당 질환에 대해 잘 아는 전문의가 상주하고 있는지가 가장 중요하다. 검진 숙련도나 질환에 대한 이해도에 따라 암 발견에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최신 진단기기가 구비돼 있는지 알아보는 것도 도움된다. 또 비싼 검진이라고 다 좋은 건 아니다. 자기에게 필요 없는 검사가 포함돼 있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배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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