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해주 사람 최막심으로 환생한 조르바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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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3호 25면

전 세계인에게 자유를 열망케 한 고전 ‘그리스인 조르바’가 무대에 올랐다. 그리스 문학을 대표하는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그리스인 조르바’는 지난해 국내에서 재출간돼 8만 부 이상 판매되며 ‘고전 다시 읽기’ 열풍의 주역이 된 작품. 우리 시대의 이야기꾼 배삼식 작가와 감각적 이미지 연출로 이름난 양정웅 연출이 19세기 크레타섬의 조르바를 20세기 초 연해주의 최막심으로 재탄생시켜 한국적 정서로 빚어냈다.

연극 ‘라오지앙후 최막심’ 5월 8일~6월 2일, 명동예술극장, 문의 1644-2003

시대적 사명감에 불타는 지식인 김이문은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떠돌이 최막심을 만나고 그의 자유로운 삶에 동화돼 간다. 원작에서 전쟁과 혁명, 열강의 점령과 정치적 불안으로 무정부상태에 놓여 있던 크레타 사람들과 태평양전쟁 당시 본토를 떠나 타향살이의 곤란을 겪던 조선인들의 처지가 절묘하게 오버랩된다.

아코디언을 애인처럼 지니고 살며 온몸으로 자유를 갈구해온 보헤미안 최막심은 관록의 뮤지컬 배우 남경읍이 맡았다. ‘하찌와 TJ’로 유명한 일본인 음악가 하치가 주요 테마곡을 작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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