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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호도 1위 직장어린이집 늘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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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어린이집 가운데 부모들에게 가장 인기가 있는 직장어린이집을 대폭 늘리는 방안이 추진된다. 직장어린이집 설치 기준을 완화하고 설치 비용을 늘리는 등의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정부는 이달 말 또는 다음 달 초에 직장어린이집 확대방안을 마련해 발표할 예정이다. 이번 대책에는 청와대와 기획재정부·보건복지부·고용노동부·국토교통부·여성가족부 등이 참여하고 있다.

 최근 민간·국공립 어린이집에서 아동 학대, 저질 급식 등의 불법·비리(중앙일보 5월 6일자 1·4·5면) 가 잇따르자 정부가 가장 안전한 시설인 직장어린이집을 대폭 늘리기로 정책 방향을 잡은 것이다. 이번 대책에는 고용보험기금에서 580억원이 들어간다.

 정부는 까다롭다는 지적을 받아 온 직장어린이집 설치 기준을 완화하기로 했다. 지금은 사업장과 같은 건물 1~5층에 직장어린이집이 들어설 수 있다. 대도시에서 이 규정을 지키기 어려운 현실을 감안해 안전 관리가 가능한 인접 건물에도 직장어린이집을 둘 수 있게 기준을 완화하려고 검토 중이다. 놀이터 기준 완화도 고려 대상이다. 지금은 아동 50명 이상의 직장어린이집을 지으려면 옥외 놀이터를 설치해야 한다. 이 때문에 일부 직장어린이집들은 정원을 49명까지만 운영하는 편법을 쓰고 있다. 복지부 관계자는 “대도시에 놀이터를 확보하는 데 드는 비용이 만만치 않다. 일정시간 이상 야외활동을 하고 안전이 확보되면 실내에 놀이터를 설치하도록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설치비용 지원금도 늘린다. 지금은 정부 지원금 상한이 시설당 2억원인데 이를 올리려는 것이다. 작은 기업들이 공동으로 어린이집을 짓게 유도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중소기업 5곳이 공동으로 어린이집을 지을 경우에도 지원금(최대 5억원)을 올리기로 했다. 기업들의 가장 큰 애로사항이 운영비, 특히 교사 인건비인데 이 지원금(1인당 월 80만~100만원)을 높이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복지부의 다른 관계자는 “의무설치 대상은 아니지만 직원 복지 차원에서 설치 의사가 있지만 비용 부담 때문에 엄두를 못 내는 중소기업에 대해서는 지원금을 더 늘리는 방안도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

 직장어린이집은 여성근로자 300명(상시 근로자 500명) 이상 사업장이라면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한다. 지난해 9월 기준으로 의무 대상인 919개 사업장 중 430개 사업장(46.8%)만 설치했거나 다른 시설에 위탁했다. 정부 보육 실태조사(2012년)에 따르면 직장어린이집 만족도가 4.13점(5점 만점)으로 가장 높다. 박근혜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이던 지난해 11월 서울 여의도 증권거래소에 있는 직장어린이집을 방문해 “이런 좋은 시설들이 전국의 직장마다 있었으면 좋겠다”며 “직장과 가정이 양립할 수 있는 그런 정책을 실천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강태화·장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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