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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계파고드는 「압력」|기적의 학비전선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전기 대학교 신입생 등록이 지난달 29일로 마감되었다. 봄철이면 으례 불어오는 등록금 걱정도 한시름간것같지만 날로 무거워져가는 학부형의 부담은 사회적인 문제까지 던져주고 있다.
사립대학인 K대학 1년에 입학한 B군의 아버지는 모개인회사의 전무. 월수가 7만원대나되어 우리나라전체 「샐러리맨」에서 상위 1%「그룹」에 속하는 고급사원이지만 B씨도 이번 등록기엔 비명에 가까운 소리를 지르고 있다.

<등록기닥치면 비명>
B씨는 부인과 3남1녀의 가장. 장남이 올해 사립대학인 K대에 합격했고 2남의 Y고교2년, 3남은 D중2년, 막내인 고명딸은 부인의 등쌀에 못이겨 기부금7만원을 내고 사립국민학교에서도 1류라는 K교에 입학시켰다.
B씨는 요즘 친구들을 만나면 『남들은 내월급이 많다고들 하지만 속모르는 소리』라면서『자네들은 어떻게 학비를 대나?』고 묻는 것이 인사말처럼 되었다고한다.
B씨의 부인 이씨는 비교적 현모양처의 형이지만 매달 생활비를 4만원은 내놓아야 겨우 살림을 꾸려 나갈수 있다는 것이다.
부인 이씨의 가계부내용은 식모까지 7명의 주식비가 1만원, 식모월급2천원, 교통비가 모두3천원, 연탄과 석유값이 3천원, 보건비가 1천원, 가구비1천원, 미용비 1천원, 교육비, 문화비(영화·TV료), 기타 등등- 이다.
그러나 이같은 생계비는 그달그달의 월수에서 내놓으면 되지만 올봄에 닥친 학비 모갯돈 마련엔 『정말로 혼났다』고 푸념했다.
그가 정상적으로 냈다면 부담했어야할 금액을 보면 다음과 같이 엄청난돈이다.

<4남매 21만원소요>
▲장남의 대학진학비=입학금을 포함한 공납금 5만1천3백원. 교복비1만3천원, 신사복비1만5천원, 교과서대1만원, 용돈·차비 5천원, 계9만4천3백원
▲2남(고교2년생)의 몫=공납금7천2백원(수업료5천2백원·기성회빚천원등), 교과서대3천원, 과외수업비1만원, 기타2천원, 계2만8천2백원
▲3남(중학교2년생)의몫=공납금5천6백40원, 교과서대 기타1천원, 계6천6백40원.
▲장녀의 사립국민학교진학비=공납금3천9백원, 교복·교모대6천원, 교과서대1천원, 기타1천원, 기부금7만원, 계8만1천9백원
이돈을 합치면 전부가 21만1천40원이 된다. B씨는 이중 내지않고 못배길돈을 15만원으로 잡아 지난 정초부터 「학비조달의 위한 비상작전」을 폈고 어찌어찌해서 겨우 이제 한시름놓았다고 말한다.
B씨는 어찌어찌해서 부문에대해서는 『그것은 말할 성질이 못되죠』하고 웃어넘겼다.
한편 서울시내 모구청에 다니는 K씨(45)는 9명의 부양가족이있다.
4급갑의 공무원인 K씨는 월수1만원의 「샐러리맨」.
K씨 가족의 생활은 쌀값 5천원을 빼면 남은 5천원으로 모든 것을 해결해야한다.
고등학교1명, 중학교1명, 국민학교3명의 자녀를 가진 K씨가 어떻게 살아갈까? 하는 것은 주위사람들의 숙제로 되어있다.

<주위에선 경탄까지>
K씨 부부에게는 새로 학교에 들어간 자녀가 없긴 하지만 5명의 자녀를 학교에 보낼수 있다는 것은 정말 희한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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