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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재는 "인재"|피해 줄이는 길은 없나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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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금년들어 연거푸 큰불 (부산 국제시강서 두차례의 불등) 이 일어났다. 그때문에 지난해(67년9월말까지) 의 약4억9천만원을 훨씬 넘는 약7억원의 피해를 입었다. 아직 인명피해는 크지않으나 지난해의 사망 1백69명, 부상4백99명으로보아 앞으로 재산피해는 물론 인명피해도 적지는 않을것같다. 이렇듯 화재는 무서운 결과를 가져온다.
그렇지만 지진이나 홍수와는 달리 대부분 사람이 원인이 되거나 소방을 잘못해서 크게하는등 「인재」 라는 성격을 띠고 있다. 따라서 불조심, 소방태세의 강화, 과학적인 화재연구등으로 화재건수나 피해는 얼마든지 줄일수있다. 그래서 외국은 강력한 소방태세와 더불어 소방연구소, 화재연구소, 소방대학교, 소방및화재학강좌등 화재와 소방에 대한 연구와 교육에 큰 힘을 기울이고 있는실정이다.

<담뱃불·낙뢰로도>
화재의 윈인으로는 ①불장난 ②불을 사용한후 완전히 끄지않았을 경우 ③누전 ④굴뚝으로부터 불꽂이 날아가는경우 ⑤담뱃불을 함부로 버리는경우등이있다. 이밖에도 미국등에서 많이 일어나고있는 산불의 원인은 낙뢰로인한 것도있다. 그리고 겨울철에 일어나는 화재의 주원인은 불장난과 불을 사용하고난후 완전히 끄지않아 일어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원인들로 일어나는 화재사건은 계절과도 밀접한 관계가있는 기상현상에 크게 좌우된다. 공기중의 습도·기온·풍속등에의해 큰불이 되기도하고 초가삼간만 태우는 작은 불이 되기도하는 것이다.
예로서 「이스탄불」의 화재사건발생 빈도는 1년을통해 8월에 가장 많다. 이지방에서의 습도는 8윌에 가장 낮기 때문이다. 반대로 공기중의 습도가 높으면 화재사건도 덜 일어난다. 우리나라는 여름철에는 비가 많게 와서 평균습도가 높이 유지되어 큰불이 일어나지않는다.
그러나 겨울철에는 공기가 메말라 있으므로 큰불이 일어나기 쉽다. 공기의 습도는 온도에따라 변한다. 따라서 기온이 올라가면 습도는 감소하게된다.

<겨울에 더욱 조심>
이런 현상때문에 하루중 화재사건이 가장 많이 일어나는 시간은 기온이 가장 높아 습도가낮은 낮12시에서 하오4시사이라고 말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이와는 관계없이 밤10시에서 상오2시 사이가 가장 많은 셈이다. 이러한 현상으로 미루어 우리나라의 화재 사건 원인이 기상과는 별관계없이 사람의 부주의에의해 발생되고있다고 보아야할 것이다.
우리나라에서의 화재는 「인재」의 성격이 더욱 뚜렷한데도 소방태세는 아주 허약하고 소방및 화재연구는 심히 소홀하다. 우리나라서 일어나는 대부분의 화재사건은 확실한 원인이 구명되지 못하고 있다. 그뿐아니라 소방시설과 장비도 잘 갖추어져 있지않다.
우리나라가 현재 보유하고있는 소방차 2백52대는 일본대판시의 4백2대에 비해 60%에 불과한 실정이다. 우리나라의 겨우 6대밖에 없는 사다리차는 5층이상의 고층「빌딩」에는 쓸수가 없어 현깃증을 일으키도록 높아만가는 고층건물 「붐」에 따를 소방대책은 전무한 상태.

<소방차부족 심각>
우리나라에는 이러한 소방장비뿐아니라 화재를 미연에 방지할수있는 소방에대한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지않다.
내무부 치안국의 1개과(소방과) 에서 전국의 소방업무를 관장하고있지만 외국에선 모두가 국이상의 기구가 그업무를 맡고있다. 그리고 화재만을 전문으로 연구하는 국·사립소방 및 화재연구소가 수없이많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미국의 「언더라이터」연구소는 1894년에 창립되어 현재에는 미국전역의 2백개 도시에 실험실을 가지고있다.

<관장기구도 초라>
이밖에도 미국에는 표준국과 내무성안의 광산국에, 그리고 철도협회안의 폭발물취급부,「개스」협회안에 각각 거대한 화재연구소가 있다.
또한 영국의 소방업무는 우리나라보다 기구가 훨씬 큰 내무성소방국에서 관장하고 있을뿐아니라 국립연구기관으로서는 과학기술연구청내에 방화연구소를 두고 있으며 사실연구소로는 영국화재협회 (런던소재)등 11개의 보험단체등에서 독자적으로연구소를 가지고있다.
이들 화재연구소들은 화재원인과 피해상황들을 규명하기 위해 각종 실험을한다. 경비가 많이 들기 때문에 종이 모형을 만들어 불을 붙이고 기열과 습도의영향 또는 풍속의 영향등을 측정하여 사전 예방에 힘쓴다. 때로는 고온에서 특수금속을녹여 실험한결과를 가지고 화인을 규명한다.
최근 일본서는 석유 「스토브」로 인한 화재 발생에서 물을부어 끌것인가 또는 모포를 덮어 끌것인가라는 문제로 논쟁을 일으켜왔던 한잡지의 싸움을 말리기위해 동경소방청이 직접 실험에 나섰다. 이소방청은 석유 「스토브」로 인한 불은 순식간에 퍼질수있고 물을부으면 오히려 더넓게 탈수있는 기회를 만들어주기 때문에 안전한 방법으로 모포와 물을 동시에 사용하도륵 하는방법을 권하고있다.

<화인구명 철저히>
아직도 우리나라에서는 화재를 전문으로 다루는 연구소가 없는데도 화재가 일어나면 원인은 쉽게구명된다고 한다.
그것은 화재의 원인을 사실대로 구명했다기보다는 원인을몰라 누전 또는 연탄과열등으로 돌리는 경우가 많기때문이라고 화재전문가 지영대 (경찰전문학교교수) 씨는 지적하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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