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이 보는 월남정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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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작금 월남전쟁의 군사적·정치적국면은 복잡미묘하게 전개되고있어 우리의 비상한관심이 집중되고있다.
첫째로 군사면을볼때 지난1·30「베트쿵」의구정대기습에 뒤이어 북위17도선근방 「케산」 지구에서 대결전이 예상되고 있는것이 특징이다.둘째로 정치면에 있어서는 전기한 공산군의 대공세가 진행되고있는 이면에협상을 위한 비밀교섭이 어느때 보다도 활발한 인상을주고 있는 것이다.
지난 1월30일 「베트콩」 이무엇때문에 구정휴전을 파기하면서 기습적인 대공세를취했는가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이유가 지적되고있다.즉①도시공세는 「케산」 작전을견제하기 위한 것이라는겻②그와 반대로 「케산」 작전은도시공세를 위한 양동작전이라는것 ③도시공세나 「케산」작전은 월맹국방상 「지압」 의이른바 3단계전술, 즉 「게릴라」 전→기동전→총공세의 3단계에서 문자 그대로 전면관포작전을위한 총공세라는것④이 총공세는 「일면전쟁, 일면협상」의 전략이며 특히협상에서 유리한 조건을 얻기 위한 포석으로 보는것등이 바로 그것이다.
그동안의 상황을 종합해보다면 월맹은「일면전쟁·일면협상」의 전략을 전개하고있는것이 거의 분명한 사실로 표백되고 있다. 그 이유로서는 월맹의 평화공세가 활발하기 때문이다.다시말해서도시공세가 개시되기전 1월16일 「파리」 주재 월맹대표「마이·반·보」 는 미국이 북폭을 무조건 중지하면 『즉시협상하겠다』 고 말했고, 또도시공세가 실패한무렵인 2월8일 월맹외상 「트린」 은 전기한 「마이·반·보」 의말을 되풀이하는 가운데 『1954년의 「제네바」 협정에 입각해서월남문제해결에 관계되는 제문제와 쌍방이 제기하는 제문제를 토의하자』 고 그협상내용을 보다 구체적으로 내놓았다.
두말할것도없이 월맹의 「일면전쟁, 일면협상」 은 그목적에있어서 군사적으로 출혈작전과 자신상실을 강요하는가운데 정치적으로 미국의 여론을 자극할뿐만 아니라 월맹주장대로 미국을 굴복시키려는것이다. 흔히 최근의 월남정세는 1954년 「인드차이나」 전쟁말기의 「디엔비엔푸」작전과 비유되고 있지만 그때도 월맹은「디엔비엔푸」 작전을 전개하면서 구나파에 비밀기관원을 파견하여협상설을 퍼뜨렸다.그렇게함으로써 불정계를 더욱 동요시겼고 영국과 미국의 개입을저지하였다.
따라서 월맹의상투적인 「일면전쟁, 일면협상」 전술은 처음부터 매우 경계해야할 성질의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미국측이 이에 호응하는듯한 위험간만한 움직임이 보이고 있는 것은 도대체 이해할수 없는일이다.「존슨」 대통령의 밀사가 「하노이」 를 방문했다는 말이있다. 또 「우· 탄트」 「유엔」사무총장은「뉴델리」 「모스크바」「런던」 「파리」동을 순회하면서 협상을 모색하고 있는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지금단계에 있어서협상을 기대한다는것은 있을수없다.이것은 월맹이「존슨」대통령이제안한 「샌안토니오」방식을 전적으로 거부하고있는저의만봐도 알수있는일이다.또지난1월22일∼24일 영·소회담에서「모스크바」당국이 냉랭한 태도를 보인것이나「베트콩」 이 야만적인 구정기농을감행한것등은 다같이 「일면협상」 이 결국 그들의 상투적인 기만수단에 불과하다는것을 명백히 입증하고있다.
따라서 월남정세가운데 현단계에서 가장 중대시해야할점은 역시 군사면이다.공산군은 도시공세에 뒤이어 제2차공세를 전개할 것이라는말이 있고 또 「케산」 대회전이 임박한것 같이 전해지고있다. 월남전쟁의 전환점을 이룩할수 있는 점은 바로 이들 전투에서 연합군이 승리를 거두느냐 못하느냐에있다.
이것은 우리가 대공전투에서 얻은 귀중한 경험에 비추어 한국인이 보는 월남전국에 대한 확고한 신념이지만 그것이 어찌 한국인만의견해나 신념으로 끝날 수 있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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