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측요청으로 발표못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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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존슨대통령 직접지시로…
○‥「푸에블로」호 송환을 위한 미·북귀간 판문점비밀협상을 적잖이 못마땅해 온 정부 5일 하오 청와대에서 열린 정부·여당시국회의에서 모종단안을 내리고 이 조치를 6일 미측에 통고. 「포터」주한미대사의 빈번한 청와대 방문으로 그동안 한·미간의 긴밀한 협조는 계속됐다고 하지만 「포터」대사의 공식외교 「채늘」을 거치지 않은 이같은 거동이 국가원수에 대한 의례상 문제를 남겼다는 논의가 정부·여당 일각에서 분분. 그 탓인지 박대통령은 앞으로 이번 문제를 가지고는「포터」대사를 직접 만나지 않기로 하고 설령 「포터」대사가 청와대를 방문한다해도 이후낙 비서실장으로 하여금 면담케 하기로 했는데·‥.
「포터」대사가 외교 「채늘」을 밟지 않고 박대통령을 대면한 것에 대해 미대사관측에선 미대통령의 지시를 「러스크」 국무장관을 거치지 않고 곧장 받았기 때문이라고 뒤늦게 변명해왔다고-.

<반미 「데모」 안 일어날까>
○…미· 북괴의 판문점 비밀회담에 대한 한국의 모종중대태도가 미국측에 통고된 6일 상
오 국무총리실 주변은 1백명 가까운 내외기자가 붐볐다. 상오 10시부터 1시간45분 동안에
결쳐 회의가 진행되는 동안 참석자들은 보도에 신경이 쓰여지는지 「라디오」를 들여가는가
하면 AP·UPI·NBC 「워싱턴·포스트」 등 20여명의 외신기자들은 『반미「데모」라도 나는 것이냐 』 고 자못 걱정스런 표정을 짓기도.
회담이 끝난 뒤 침통한 표정의 「포터」 대사와 「본스틸」「유엔」 군사령관은『회담이
있었다는 것 외에는 할말이 없다』면서 총총히 살아지고….
중대 발표가 있으리라던 당초 예상과는 달리 홍공보장관은 『우리 정부의 입장과 확실한
정부의 태도를 미국 정부에 통고했다』고만 말하면서 통고내용과 회담경과에 대해서는 일체 함구.
「중대조처」의 내용을 전혀 밝히지 않는 이유에 관해 『국민의 대미 감정악화를 정부가
염려했을지도 모른다』는 얘기가 있지만 이 보다는 미측에서 비밀로 해달라는 간곡한 요청이 있었으리라는 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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