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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최대의 설제|동계 올림픽 맞는 「그러노블」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제10회 동계 「올림픽」 대회가 열릴 「프랑스」의 「그러노블」시는 사상 최고의 설제를 맞아 흥분에 들떠 있다.
여름철이면 울긋불긋한 원색으로 한폭의 그림 같았던 시가도 이제는 눈에 쌓여 설경만이 전부. 간혹 보이는 눈 마차가 종소리를 내며 지나는 것이 이방인의 눈에는 한결같이 「알프스」의 낭만을 연상케 한다.
「그러노블」은 46년까지 인구 10만에 불과했으나 지금은 30만을 헤아리는 미래의 학술 도시. 시 입구에는 오륜을 상징하는 푸른 화강암의 기념탑이 서있고 시내를 빠져 나오면 제비 모양의 강철 기념탑이 서있어 무한한 미래에 도전하는 인상이 짙다.
또한 시내에 흔히 볼 수 있는 길 끝에는 산이, 산위에는 즐거움이란 표어는 어딘가 「프랑스」 고유의 낭만이 깃들여 있어 절로 젊음의 흥취가 인다.
「프랑스」 예산의 1%인 6백27억원 (우리나라 예산의 3·5분의 1)를 들인 이번 대회의 개막식은 2월6일 하오 3시. 이 개막식에는 원색 「유니폼」의 「브라스·밴드」와 민속 합창단이 등장하고 「드골」 대통령은 6만 관중 앞에서 개회 선언을 할 예정.
또한 하늘에는 설상 「파라슈팅」, 「헬리콥터」의 공중 횃불 나르기 등의 「쇼」가 벌어져 개막식은 과거 어느 대회보다 호화판이 되리라는 것. 때문에 「카메라·맨」들은 「알프스」의 설경 밑에 펼쳐질 이 축제에 벌써부터 입맛을 돋우고 있다.
그밖에 19일까지의 대회 기간에는 음악, 연극, 「쇼」 각종 전시회까지 곁들일 예정 이어서 「그러노블」시는 사상 최대의 축제에 흥청거리라는 얘기.
동계 올림픽은 유럽의 경우 하계 대회 보다 더 많은 관심과 흥미를 돋운다. 그 때문에 프랑스 정부도 많은 경비를 들여 대회 준비는 만전에 가깝다.
무엇보다도 숙박은 3천개의 「호텔」방이 완비 된데다 민박 계획까지 서있어 방이 달릴 염려는 없다. 경기장은 크게 나누어 6군데. 「스키」의 「알파인」은 「샴루스」 「노르딕」은 「오트랑」, 「스키·점프」는 「셍니지에」, 「토보간」은 「빌라드르·란스」, 「봅슬레이」는 「알프·뒤에즈」인데 이들은 모두 「그러노블」시에서 약 20∼60킬로 떨어진 산악지대에 있다.
「피겨」와 「아이스·하키」 등 빙상 경기는 시가 중심지에 있는 「폴·미스트랄」 공원에 세워진 좌석 1만2천, 넓이 1만3천평방미터의 최현대식 인공 「아이스·스타디움」에서 열린다.
선수촌은 1천4백여명의 각국 선수와 임원이 들어가게끔 9동의 건물이 완전히 치장을 끝냈고 식사는 프랑스, 영·미, 북구, 중구, 극동식의 5가지 종류로 나뉘어져 있다.
2천9백명의 기자를 위한 「프레스·하우스」는 2천5백개의 방을 영·소·불·독 등 4개 국어사용 「그룹」으로 분류했고 전화, 전보, 「텔렉스」, 전송사진, TV 방송 등 모든 시설이 구비되어 있다. 다만 흠이 있다면 교통수단. 선수, 임원, 보도진을 위해 9백대의 「마이크로·버스」, 관객을 위해 8백대의 설상마차가 준비되어 있지만 관객이 20만을 넘어 헤아릴 경우 교통 수단은 태반이 모자란다는 것이다.
이같은 호화판 뒤에는 「그러노블」시가 짊어져야 할 부채가 산더미 같다.
「그러노블」시는 당초 28억원 정도로 대회를 치르려고 했는데 정부가 「위대한 프랑스」를 내걸고 총 경비의 75「퍼센트」, 「그러노블」시가 속한 「이제르」주에서 나머지를 부담하는 바람에 총 경비는 6백27억원으로 늘어난 것.
이통에 「그러노블」시는 l개의 무명시에서 일약 세계의 각광을 받는 도시로 변했지만 매년 상환해야 할 부채는 7만8천4백만원으로 늘어나고 말았다. 「그러노블」시는 벌써부터 부가세가 3배로 올라 시민은 울상이다. 【장덕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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