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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 경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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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핵 병기 개발 기술에 있어 도의 발전단계로 옮겨진 67년도의 핵 경쟁상의 문제는 첫째 미·소간의 핵 병기 포화상태에서 빚어지는 만연적인 양상으로서 탄도유도탄 요격망(ABM) 의 개발과 이 요격망을 뚫을 수 있는 방어용 돌파 「미사일」 개발 등으로 「클로스·업」되고 있으며 둘째로 핵 확산 금지협정문제 그리고 중공의 수폭 실험(67년5월)을 들 수 있다.
미국은 당초에 ABM망 설치에 있어 소극적인 태도를 취하고 ABM경쟁 방지를 위한 대소협상을 시도했으나 소련이 이미 작년 11월「모스크바」주변에 ABM망을 구축한 사실이 확인되고 중공이 예상을 앞질러 핵 개발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감안, 제l차적으로「나이크」X계획으로 불리는 제한된 대 중공 ABM망 설치계획을 발표하고 약50억 「달러」의 비용을 들여 금년 말부터 착수하기 시작했다.
한편 소련은 지난 11월7일 혁명50주년기념식에서 TNT 1백만 톤 내지 3백만 톤 급의 핵탄두를 우주에 진입시켜 지상목표물을 공격할 수 있는 저궤도폭격체제(FOBS)등 신형 「로케트」6종을 공개, 핵 병기 경쟁은 이제 탄두병기에서 궤도병기로 비약했다. 이 FOBS는 지구궤도를 선회하는 인공위성이 지상 약1백60킬로의 낮은 궤도에서 첫 선회 비행을 하기 직전에 감속 「로케트」를 점화, 핵탄두를 투하하는 신형무기다.
이 무기는 저 궤도에서 발사되므로 비행시간이 TCBM보다 10분간이나 짧아지므로 미국 「레이더」망에 탐지되는 시간이 불과 3분 정도여서 기습공격에 대비, 항시 공중에 떠있는 미 전략폭격 체제의 재검토가 불가피하게 됐다.
미국은 이에 맞서 앞으로 2년 내에 궤도비행 「로케트」를 탐지할 수 있는 수평 「레이더」(OHTR)를 설치할 수 있는 한편 모든 공격용 핵탄두를 복수하려고 궤도무기개발에 착수하기 시작했다.
미국이 중공의 핵력에 대비한 제한된 ABM망 설치는 「풀백브라이트」미상원외교위원장이 지적했듯이 점차 전면적인 확충으로 내달을 것으로 전망되며 이는 필연적으로 미·소간의 ABM을 돌파하기 위한 공격 「미사일」의 성능 강화를 수반함으로써 핵 경쟁에 박차를 가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한편 이러한 미·소간의 경쟁 양상과는 다른 측면에서 중공의 수폭 실험은 핵 체제상 미·소 중심의「테제」에 대한 「안티·테제」로서 정치탄적인 효과를 가져와 미·소 접근을 가속화시키고 미·소와 중공과의 대결양상을 부각시켰다고 해석된다.
18개국 「제네바」군축위원회에서 지난 8월 미·소간에 합의를 본 핵 확산금지 협정의 초안은 명년3월에 그 조인 여부가 판가름 날 것이지만 이 문제는 67년도에 핵 문제에 있어 미·소 협조 「무드」의 가장 큰 수확으로 손꼽히고 있다. <김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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