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명구조와 소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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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흔히 말하길 재산을 말할 때에는 귀중한 재산이라 말하고 인명을 말할 때에는 고귀한 인명이라고 한다. 이것은 확실히 인명이 재산보다는 더욱 귀하다는 것을 말한다.
오장동 「빌딩」화재사건이 여러 가지로 우리에게 있어 좋은 교훈을 제시했는데 며칠 전에 전남 광주에서 석유난로 폭발로 품말이 여직공 7명이 죽고 6명이 중태에 빠져 있다한다.
우선 소방 활동이라 하면 그 첫째목적은 고귀한 인명을 구하는데 있을 것이고 여러 선진국가에서는 그렇게 하고있다. 그러나 우리 나라에 있어서의 현상은 어떠한가 하면 인명보다는 재산을 보호하는데 더욱 치중하지 않았나 생각된다.
그 좋은 예로서 우리 나라의 소방장비가 선진외국에 비하여 낙후되어 있기는 하나 조금씩 개량되고 있는 중에도 더욱 고층「빌딩」까지 도달할 수 있는 고가 사다리 차 하나 없고 구조대, 구조막 등이 필자가 알기로는 약30년 전의 그 형태 그대로를 사용하고 있고 소방관이 화염 속에 뛰어들어가서 고귀한 인명을 구출할 수 있는 방열복 하나 갖추어 있지를 못한 현실이 증명된다.
그리고 인명 구조 문제만이 아닌 소방분야전반에 있어서도 여러 가지 미비하고 부족한 감은 산적해있다. 이토록 우심한 취직난인데도 지난번 소방관 모집에 응모자가 정원에도 미달한다고 하는 것은 그만큼 소방이라는 분야가 각광을 받지 못하고 있고 위정자나 국민각자가 소방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여건아래 있음을 말한다. 따라서 소방 실무자로서의 자중은 많을 것이지만 정부의 연료 전환 정책으로 인하여 유류가 대체됨으로써 과거의 무연탄에 비하여 연소속도는 급격하므로 화재시의 인명피해는 점차 증가할 것이다. 따라서 소방장비 및 시설의 개선 때는 재산일실 보다는 인명피해에 보다 중점을 두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줄로 안다. 지영대 <경전현문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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