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화·민주화 이뤘다, 이젠 공감·소통 가르칠 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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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 중앙일보 7층 유민라운지에선 본지와 함께 인성교육 확산에 참여할 휴마트 자문위원 위촉식이 열렸다. 왼쪽부터 김덕수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이영식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학장, 정진곤 한양대 사범대 학장, 정병국 국회인성교육실천포럼 공동대표, 임옥상 화백, 김종대 전 헌법재판관. [김형수 기자]

“한국은 교육을 통해 산업화와 민주화를 이뤘습니다. 선진사회로 도약하려면 인성이 밑바탕이 되는 새로운 교육 패러다임을 만들어야 합니다.”(정병국 의원)

 “가정·학교 모두에서 슬플 때 같이 울고 기쁠 때 함께 웃는 공감과 소통 능력을 아이들에게 길러줘야 합니다.”(임옥상 화백)

 인성교육 확산에 앞장서기 위해 8인의 명사가 힘을 합쳤다. 국회인성교육실천포럼 정병국(4선 의원·경기도 여주-양평-가평) 공동대표, 김종대 전 헌법재판관, 한양대 정진곤 사범대학장, 경희대 이영식 후마니타스칼리지 학장, 한국예술종합학교 김덕수 교수, 서양화가 임옥상 화백, 이상봉 패션디자이너, 야구재단 양준혁 이사장 등이다. 정치·학계·문화 분야 대표인사인 이들은 본지 자문위원으로 활동하며 ‘휴마트 인성교육 캠페인’을 함께 벌여나갈 계획이다.

 휴마트(Humart)는 ‘인간성(Humanity)을 겸비한 똑똑한(Smart) 사회로 가자’는 2013년 중앙일보 어젠다로 자문위원들은 향후 캠페인 추진 방향과 실천 과제 등을 논의한다. 재능 기부를 통해 인성교육 확산에도 앞장선다.

 지난 2일 위촉된 자문위원들은 한목소리로 “한국 사회를 한 단계 높이려면 가정·학교·사회가 모두 참여하는 인성교육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개인 사정으로 자리를 함께하지 못한 이상봉·양준혁 위원을 제외한 6명의 위원은 위촉식 후 이어진 간담회에서 두 시간 동안 열띤 토론을 벌였다.

 이들이 바라보는 한국 사회의 현주소는 심각했다. 돈이 모든 가치의 기준이 됐고(정진곤 학장), 소득은 높아졌지만 정신 문화와 가치는 사라졌다(김덕수 교수). 이영식 학장은 “성인이 된 대학생조차 입시교육에만 길들여져 인성과 사회성은 부족하다”고 말했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자문위원들은 가정·학교·사회가 연계한 범국민적인 인성교육 운동을 제안했다.

 시작은 가정에서부터다. 한양대 정 학장은 “위기 청소년들의 문제는 곧 가정의 문제”라며 “온 가족이 둘러앉아 밥 먹는 시간이 많아질수록 아이들의 인성도 자라난다”고 말했다. 정 의원도 “일주일에 한 번이라도 함께 저녁을 먹을 수 있게 가정의 날을 정하는 등 국가적인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학교와 부모의 노력도 중요하다. 김 전 재판관은 “아이들이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학교 공간에서 봉사활동과 같은 프로그램을 만들어 배려와 나눔의 가치를 가르쳐야 한다”고 제안했다. 경희대 이 학장도 “입학 첫날부터 취업준비 방법을 물어오는 부모들도 있다”며 “핵가족화와 맞벌이 등으로 본보기를 잃어버린 부모들이 자녀교육법을 배울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재능 기부와 같은 사회적 참여를 이끌어내는 것도 과제다. 임 화백은 “많은 사람이 자신의 능력을 돈이나 명예로 보상받으려 하고 사회와 나누려 하지 않는다”며 “자신의 재능을 아이들 됨됨이를 키우는 데 기부하는 사람이 늘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김 전 재판관도 “백 마디 말보다 한 걸음 실천이 중요하다”며 “장기적인 비전과 확실한 목표를 세워 인성교육의 백년대계를 마련하자”고 제안했다.

글=윤석만·이한길 기자
사진=김형수 기자

◆ 자문위원들의 말말말 (*사진 왼쪽부터)

▶김덕수 한예종 교수

“사라진 우리의 정신문화와 인성교육을 복원해야 한다.”

▶이영식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학장

“대학생 교양교육에 좀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정진곤 한양대 사범대 학장

“유치원 때부터 협동심과 양보를 가르치는 교육 필요 .”

▶정병국 국회인성포럼 대표

“스펙이 아닌 인성이 기준이 되는 시대를 열자.”

▶임옥상 화백

“ 인생을 왜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을 하도록 해야 .”

▶김종대 전 헌법재판관

“이순신처럼 공동체를 먼저 생각하는 자세 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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