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대월 전략 회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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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금년 들어서의 월남 전쟁의「캐치·프레이즈」는「서치·앤드·디스트로이」(삭적격멸)작전이었다. 작년에는 「패시괴케이션」이라는 말이 「클로스·업」됐으나 금년들어서는 적극적인 군사 작전이 전개되었다.
지난 봄의 「시다펄즈」「존슨시티」의 대작전을 비롯해서 9월의「콘·티엔」작전과 현금의「닥토」작전 등은 그 예가될 것이며 특히 진지전의 양상을 띤 것도 금년 작전의 특색이다. 한편 북폭·봉쇄·장벽의 구축 등이 강하되었는가하면 월남의 민정이 발족하였다.
이와 같은 월남 전쟁의 전면을 재검토하기 위해 미국 「워싱턴」에서는 고위 전략 회담이 개최되었다. 미국의 월남 전략 회담은 수시 개최되었으며 이번 회담은 지난 3월의 「괌」도 회담에 뒤이은 것이다. 종래의 전략 회담에는 월남 수뇌들이 참가했으나 이번에는 미국수뇌만의 회담이었다. 또 종래의 회담에서는 회담과 더불어 자못 주목을 끌만한 극적인 발표가 있었으나 이번에는 주요한 새로운 결정이 없었음을 밝히고 있다. 당면해서는 성탄 휴전 문제와 단폭 문제가 있으나 그에 대해서도 일절 언급이 없다.
이와 반면 전략 회담을 전후해서 주목을 끄는 것은 「웨스트 모얼랜드」주월 사령관과「벙커」주월 대사의 귀국발언이다.
그들은 모두 월남 정세의 호전을 두드러지게 강조하고 있다. 19일 「웨」장군은 ①현재 월남내에는 9개 사단의「베트콩」과 월맹군이 있으나 그중 45%가 전투 능력을 상실하고 있다는 것. ②북폭 중지는 공산측의 보급과 진형 재건에 이용되어 오히려 전쟁을 장기화할 것이라는 것.③미군 52만5천명이 되면 완전한 배비가 될 것이며 앞으로 2년내에는 미군의 삭감이 가능하다는 것을 말했다.
전략 회담과 더불어 「웨」장군이 유달리 그의 낙관론을 편 것은 미국내의 전쟁 비판에 대한 설득을 목표한 것이라고 간주할 수 있으므로 이번 전략 회담은 다분히 미국민을 대상으로 한 보고 겸 이해를 촉구하기 위한 성격의 회담이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미상불 미국의 「존슨」행정무는 월남 전쟁 때문에 이른바「신뢰의 위기」이 직면하고 있는 듯하다. 「존슨」대통령은 그에 대한 인기가 1%로 줄어도 월남에서 굴복하지 않을 것을 명백히 했지만 최근의 여론 조사는 「존슨」의 월남 정책이 잘못됐다는 여론과 잘됐다는 여론의 비율은 46대44%였다. 의회에서는「존슨」행정부의 10%증설안이 보류되었고 내년 대통령 선거를 앞둔 「갤럽」조사(10월22일)에서는 「존슨」이 어떤 공화당 후보자와도 대결하기가 힘들다는 것을 시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의미에서 「존슨」행정부는 월남 전쟁에 따라 「신뢰의 위기」에 직면했으며 그것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가 문제될 것으로 본다. 이번 전략회담이 이와 같은 차원에서 관심을 집중시키는 것은 결코 우연한 것은 아니다.
전쟁과 더불어 미국민 일부가 환멸을 느낀다는 것은 월남 전쟁의 경우만은 아닌듯하다. 한국 전쟁 때 1951년1월의 「갤럽」조사는 미국민 66%라는 압도적인 수가 한국에서의 미군 철수를 찬성하였다고 한다. 만약에 그때 여론대로 당시의 미 행정부가 그에 따랐을 때 한국의 입장은 적이 곤란했을 것이다.
월남 전쟁을 둘러싼 미국민의 여론의 향방과 행정부의 정책 관철은 「아시아」국민으로 볼 때 지대한 관심사가 된다. 이런 뜻에서 미국의 전략 회담은 미국내의 월남전에 대한 비판을 무마시키는 계기가 될 것은 물론 그것을 바탕으로 월남전의 승리를 위한 여건을 더욱 굳게 하는 계기가 되어야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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