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두뇌유출」|세계문제화하는 골칫거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경제개발의 요체가되는 젊고 우수한 과학자와 기술자가 밖으로 유출되고 있어 세계각국은 『두뇌유출』(브레인·드레인)방지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보다많은 급여와 연구활동을 보장받고 흘러가는 행선지는 미국, 귀중한 「두뇌유출」로 입는 심각한 영향은 저개발국만이 입는 것이 아니다. 선진국인 영국의 9천3백64명을 비롯하여 서독이 3천4백명, 「캐나다」가 1만5천2명, 「스위스」가 1천1백67명, 일본이 3백95명의 두뇌를 지난 61년부터 66년 사이에 미국으로 유출시키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대해 우리나라는 10월말현재 미국에 머무르고 있는 박사급의 과학자만도 3백25명에 달한다. 이러한 두뇌유출을 방지하기 위한 노력은 세계각국이 공동으로 맡은 과제가 되고 말았다. 예로서 영국은 최근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정부내의 작업위원회(회장「존스」씨)를 만들고 『두뇌유출은 영국의 장래에 중대한 위협을 가져온다』고 경고하면서 적극적인 두뇌유출 방지책을 마련하고 있다.
「두뇌유출」이 과학 기술분야에서 압도적으로 수준이 높고 개발투자가 구비되어있어 좋은 환경의 혜택을 입을수 있는 미국으로 모여드는 현상은 보다좋은 것을 바라는 「인간심리의 자연법칙」에 의한 결과다. 미국외무성 조사에 의하면 최근 세계각국에서 미국으로 건너가 영주권을 얻고 이주해온 과학자(사회과학자포함)·기술자, 의사수는 56년에 8천5백여명이었던 것이 10년이 지난 66년에는 1만3천4백여명으로 늘어났다. 비록 영주권을 얻지 않아더라도 「장기체재」형식으로 미국에 머루르고있는 외국과학자는 이보다 훨씬 많을것으로 추산할 수 있다. 특히 제2차대전후 「석양의대국」으로 떨어진 영국은 10년동안 배로 증가해서 66년 현재로 2천명이 넘는 해외 이주자를 내고 있다.

<「두뇌이주」현상|선진국서도 심각>
이러한 미국으로의 두뇌유출현상은 영국뿐아니라 서독「스위스」「이탈리아」「프랑스」일본등에서 계속 일어나고 있다.
이러한 이주두뇌가운데 가장 많은 것이 의사로서 전체의 50%를 차지하고 있다. 나머지 35%가 기술자이며 과학자는 15%.
세계각국으로부터 「두뇌유출」현상이 일어나는 중요한 원인은 미국이 여러 가지점에서 매력을 갖는 나라로 되어있기 때문이다.
급여문제만 하더라도 세계 어느나라보다 높다. 같은 급수의 초임급여를 비교할 때 미국은 영국의 3배에 가까운 급여를 지급하고 있다.
두 번째 이유로서는 연구와 개발에 필요한 시설과 자금이 풍부하다. 이뿐만아니라 전문가에 대한 대우가 좋으며 이들이 차지하는 지위뿐만아니라 밝은 장래를 약속할 수 있는 직장이 많다. 「존슨」씨는 보고에서 『40세인 기술자가 1년동안 3백80만원을 벌 수 있는 확률은 미국서는 4명중의 1사람이지만 영국서는 2백명중의 1명꼴이다』고 말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 급여면에서 미국은 세계 어느나라의 추종을 불허하는 실정이다. 또한 미국에선 젊은 사람이라도 책임을 맡는 연구를 할 수 있는등 연구의욕에 대한 자극이 많다. 그리고 미국은 거국적으로 우주개발에 맞붙고 있어 세계의 「두뇌」에게 커다란 매력이 되고 있다. 영국의 「밴」기술상은 미국이 ABM(탄도탄요격「미사일」)망 개발에 나서면서 더욱 「두뇌유출」이 두드러지게 됐다고 말한다.
특히 두뇌의 절대수가 부족한 저개발국은 이러한 유능한 두뇌수출을 최대한으로 막아야할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유출 방지책도 이들 두뇌를 자국에 붙들어 둘 수 있는 여유와 방안이 먼저 서야만 실효를 거둘 수 있다. 많은 대학 졸업생들을 내면서도 자국에서 취직을 시킬 수 없어 외국에 유출당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러한 두뇌가운데는 미국의 원조로 미국대학서 수업하고 자국에 돌아오지않는 경우가 많다.
최근 미국에서 기술교육을 받고 있는 「아시아」유학생 가운데 약 90%가 본국에 돌아가지않고 미국에 머물러 있다고한다. 이러한 현상은 자국의 경제발전을 담당할 지도자를 잃게되어 이협을 느끼게 한다.
최근 영국은 두뇌유출이 「영국경제에 미치는영향」을 강조하고 급여개선, 기술자의 경영참가등을 적극 권장하고 있다. 뿐만아니라 기본적인 대우문제를 해결하려하고 있다.

<귀국자 파격대우 오히려 유출조장>
이러한 「두뇌유출」의 방지책을 세계각국서 마련하고 있으나 우리나라에서는 뚜렷한 대책이 지금 서있지않다. 지난번 과학기술연구소에서 해외에나가있는 박사13명과 석사3명 학사1명을 유치하데 성공했고, 과학기술처에서 명년에 몇 명을 유치해올 계획을 세우고있는등 어느정도의 노력은 하고있지만 이는 두뇌유출방지책은 아니다. 외국에서 불러들여 국내과학기술자와의 대우상의 차이가 심할수록 오히려 「두뇌유출」을 조장시킬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정책적으로 「두뇌유출」방지를 위한 과학기술진흥문제와 과학기술자 대우문제가 검토되어야 하겠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