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난한 수준…연극절공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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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경쾌하나 가벼운 무대 「자유극장」>
극단 「자유극장」의 제 4회 공연 『한꺼번에 두 주인을』(골도니작·이 승복 역· 김 정옥 연출) 은 경쾌하달까 가볍다할까 「건강한 무대, 건강한 웃음」을 표방하는 이 극단의 표어는 이해가 갈듯도 하고 그렇지 않기도 하다.
「한꺼번에 두 주인을」은 대체로 무난한 무대였으나 각 부문에서 애쓴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다. 성현진의 경쾌한 연기가 좋았고 이 성웅의 발전이 눈에 띄었다. 장단 당시의 「지유극장」의 기수들이 출연치 않은 것이 극히 유감이었다. 연출자 김 정옥씨는 고전의 상처를 안은 채, 그러나 희극적인 무대를 만드는데 과히 실패하지는 않았다. 역시 의상은 본격적.

<실패로 끝난 대시도 「실험극장」>
극단 「실험 극장」의 제 22회 공연은 우리에게 잘 알려진 「돈·키호테」, 「데일·워서먼」이 각색한 「뮤지컬」「라·만차의 영웅」(박 영희 역)을 무대화 한 것.
「실험극장」의 특색은 모든 면에서 전문화한 「어프로치」를 시도하고 있다는 점이고 「돈·키호테」의 특징은 이 「전문화한 어프로치」가 거의 실패로 끝났다고 해도 좋을 것이다.
「실험극장」의 공연은 이 가을 「시즌」에 가장 기대했던 것이나 그 만큼 우리를 흡족케 하지는 않았다. 장치(최행성), 의상(최보향), 소품 (유경환) 모두가 힘들인 흔적이 역연하나 역시 실패 연기진은 공연이 끝나도록 무대에 익지 않았다. 연출자 허규씨는 이러한 모든 실험의 실패에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진지한 「아마추어리즘」 극단 「광장」>
극단 「광장」의 제 4회 공연은 「베데킨트」의 「사춘기」. 이 이진순연출의 이색작품이다. 극단 「광장」의 공연도 어김없이 많은 신인을 기용했다.
창단 이래의 구면이 많이 줄었다. 「광장」의 「사춘기」는 어설픈 무대였지만 가장 진지하고 정력적인 연출이었다.
「아마추어」정신과 전문적인 기술- 이것은 양립할 수 있는 것이고 그래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에서는 찾아보기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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