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서 내장 신경 절제방법 연구|달갑잖은 "공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암은 현대의학이 시급히 해결해야 할 난제중의 난제. 암세포의 구조와 생리가 정상세포와 같기 때문에 그 정상세포의 손상없이 암세포만을 공격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그러나 굳이 암세포를 죽이지 않고 그 활동만을 억제할 수 있다면 소극적이나마 그것도 한 방법은 될 것이다. 암과 평화공존 하면서 수명을 누릴수도 있으니 말이다.
암치료에는 절제수술과 방사선 요법,항암제에 의한 화학요법등이 있으며 이것은 상호병용함으로써 보조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방사선 요법과 화학요법은 수술이 불가능한 환자에게 암세포의 증식·전이 등의 활동을 억제함으로써 암세포를 몸안에 살려둔 채 암과의 평화공존하는 방법으로 종종 이용되어 왔던 것이다.
그런데 이번에 학자들이 동물실험에서 계속효과를 보아오던 신경절제 수술의 방법이 지난 27일 폐막된 일본 명고실의 3 학회(일본 암 학괴, 일본 암치료 학회, 일본 폐암 학회) 「심포지엄」에서 사람의 위암에서 성공했음이 발표되었다.
송미용박사, 광뢰안광박사, 령목전부박사(이상 기옥현 미여병원) 등은 지난 3월 중증인 위암환자의 개복수술을 한 결과 위암세포가 배속에 가득히 퍼져있어 수술을 포기하게 되었다고 한다.
이때 대신 내장신경만을 잘라놨다. 신경을 자르면 위암환자특유의 고통을 막아주게 되며 동물 실험에서 얻은 「데이터」로 보아 위의 기능을 억제함으로써 생명에는 관계없이 암세포의 전이와 증식을 막고 조직결손을 쉽게 재생할 수 있다는 기대에서 취해진 것이다.
이 환자는 과연 고통없이 밥과 생선 고기등의 음식을 먹을수 있었다.
약 8개월동안 11명에게 시술하여 모두 퇴원하였는데 이들은 모두 체중이 증가하고 영양상태도 정상으로 복귀되었다고 한다.
물론 위암세포는 그래도 남아있고 다만 증식과 전이를 억제한 것이므로 그야말로 암과의 평화공존인 것이다.
「뢴트겐」검사결과 위암은 여전히 남아있음이 밝혀졌다. 다만 외견으로 혈색이 좋고 밥잘먹는 건강상태. 그러나 시술후 8개월만에 위암치료의 성공여부를 판가름하는 것은 너무도 성급한 일이 아닐수 없다. 우리나라의 몇몇 암 전문의에 의하면 내장 신경절제술에 의한 암치료방법은 벌써 새로울 것이 없다고 말한다.
그러나 그것은 오늘의 암 화학요법제에서의 특효약에 해당하는 완치법으로서 새로울 것이 없다는 뜻이라는 것. 오늘날 몸에 암세포를 두고도 자라지 않게 억제하는 화학요법제가 개발되고 있는 점에서 보아 내장 신경절제법은 암과의 평화공존법으로서는 새로운 전망을 던져주는 것이 아닌가 하고 그들 전문의들은 내다보고 있다. 물론 이번 일본 학자들의 연구는 아직 풀어가야 할 많은 문젯점을 남기고 있다. 따라서 완전한 평가는 더 두고 보아야 하겠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