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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일도 놀란 국보도난|"24시간내 돌려준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국보119호 금부처는 대낮에 감쪽같이 사라졌다. 24일 덕수궁엔「유엔·게리」로 휴일을 맞은 약5천여명(미술관안엔 150명)의 시민과 학생들로 붐비는 가운데 범인은 과람객을 가장, 스며들어 금부처를 훔친후 24시간후엔 연락하갰다는 쪽지까지 나기고 유유히 사라졌다. 휴일에 들뜬기분과 허술한 국보전시의 경비를 노린 어처구니 없이 대담한 기습이었다.
범인쪽지…세계신기록 남기기위해
『국장님에게 직접 알리시오. 24시간안에 반환한다고하고. 세계신기록을 남기기위해 타인에게 알리거나 약은 수작을 벌여 죽은 자식 불알만지는 식으로 되지말라고. 이따가 11시경 알리시오. 지문을 체취하지마시오』라는 쪽지가 불상이 놓였던 유리상자옆에 남겨져있었다. 백지 원고지에 연필로쓴 이글씨는 국민학교 어린이 필치로 보이도록 씌어졌었다.
이날상오9시쯤 경비원 김명섭씨는 평상시와같이 미술관 2층을 돌아보고 있었다. 연가7년명금동여래입상을 감싼 유리상자엔 역쇠가 없었기 때문에 유난히 신경이 씌었다. 김씨는 분명히 확인하고 제4실을 돌고 제1실, 제2실을 돌아 현관에 나섰을 때 미술관안엔 주로 학생들로된 고나람객이 약 1백50명 구경하고 있었다.
김씨는 발굴문화재금속류 86점이 전시된 제3실문앞에 섰을 때 멀리보인 유리상자속이 텅비어 있었다. 이때가 상오10시43분, 김씨는 허겁지겁 유리상자앞에 달려가 보았으나 금부처는 이미 없어졌다. 유리상자밑에 휴지같은 종이쪽지가 떨어져 있었다. 펴보니『국장님…24시간안에 연락하겠읍니다…지문을 채취하지 마시오.』연필갈겨쓴 서투른 말이 적혀 있었다.
순간 김씨는 『도둑맞았구나!』하고 직감, 쪽지를 미술관 수위 이상수(26)시에게 맡기고 1층 사무실에 달려가 112신고로 했다.
잃어버린 금부처는 국립박물관에 보관중이던 것을 9월23일부터 10월23일까지 문화재특별전시회를 연다고 미술관에 옮겨 놓았다는 것이다.
경찰이 달려온 것은 상호10시46분- 곧 미술관정문을 닫고 그안에 있던 관람객의 몸수색을 하는 한편 덕수궁 정문에서도 나가는 관람객의 호주머니를 뒤졌으나 금부처는 나오지않았다.
정사복경관 1백여명이 덕수궁안에 깔리고 휴일의 덕수궁은 이날 하오1시에야 입장권 판매를 중지했다.
경찰은 첫발견자인 김씨를 데리고 이날하오1시 현장을 검증, 우선 도난시간을 제3실안에 관람객이 별로 없었던 10시30분에서 40분 사이로 추정하고 범인이 남긴쪽지와 유리상자에서 지문을채취, 유리상자에서만 지문울 얻었으나 경비원의 것인지 범인의 것인지 식별하지 못하고 있다.
또한 경찰은 동유리상자의 열쇠가 없었다는 사실을 범인이 알고있다는점, 등 유리상자를 혼자의 힘으로 들고 금부처를 집어내기엔 힘에 겹다는점등으로 치밀한 계획을 세운 3명이상의 절도단의 소행으로 보고 있다.
이날 미술관은 10시께부터 정전, 약간 어둑했는데 경찰은 이같은 사정을 아는 내부인사의 동향에 대해서도 수사중이다.
한편 덕수궁측은 이날 금부처를 도난당하자 당황했음인지 사건이 일어난지 2시간이 넘도록 관람객을 받아들이다가 하오1시쯤 덕수궁문을 닫는가하면 금부처의 유리상자에 열쇠가 없다는 사실을 알고도 경비원을 증가하지않은「미스」를 저질렀다.

<전문가들의 말> 말할 수 없는 손실
▲김상기(문화재위원장)박사의말=무어라 말할 수 없는 큰손실이다. 하루 속히 원상 그대로 되돌아 오기를 바란다.

<최대의 수확 상실>
▲황수영(동국대 박물관장) 교수의말=조성연대와 출토장소가 확실한 해방이후 최대의 수확중 하나였다. 하루속히 되돌아오기를 빈다.

<해외 반출막아야>
▲최순우 (국립박물관미술관장)씨의말=새삼 그가치를 논할때가 아니다. 무슨 수단을 써서라도 해외로 반출되기전에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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